기아·현대, 미국에서 차량소유주에게 3,375달러 지불 발표
이모빌라이저 도난방지 기술미흡 틱톡에서 영상공개 파문
[디지털비즈온 이은광 기자] 기아와 현대는 미국에서 차량의 적절한 도난 방지 기술이 부족하여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 보상하기 위해 1억 4,500만 달러(한화 약 2000억원)에 합의했다.
일부 기아 및 현대 운전자는 차량 도난과 관련된 보안 문제로 인해 일회성 지급을 받을 수 있다. 금액은 1인당 3,375 달러로 한화로 악 450만원 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도난 관련 차량 손실 또는 보험으로 보상되지 않는 손해를 입은 고객에게 환급이나 현금 보상을 하게 된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기아와 현대는 차량 보안을 개선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시작하며, 지난 5월부터 미국 전역에서 열리는 팝업 이벤트에서 무료로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해왔다.
◇이모빌라이저 도난방지 기술미흡
이모빌라이저(Immobilizer)란, 자동차 등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각 키마다 고유의 암호를 부여해 이를 확인하고 시동을 제어하여 정당한 사용권을 가지지 못한 자가 장비를 운전할 수 없도록 하는 장치를 말한다.
유럽에서 탑재한 차가 눈에 띄게 도난을 당하지 않자 이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에 대해서 보험사에서 보험료를 높게 책정했고 그 결과 대부분의 차가 탑재하게 되었고, 이후 EU에서는 의무화가 되었다.
겉보기에는 일반 열쇠랑 똑같이 생겼지만, 열쇠의 손잡이 부분에 '트랜스폰더(transponder)'라고 부르는 암호화된 칩이 들어 있다. 이 칩 정보를 ECU에서 인증을 해줄 경우에만 시동이 걸리고 점화플러그가 작동하여 운전을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이모빌라이저는 엔진 시동이 꺼진 상태(ACC, ON)에서 엔진 시동을 제외한 라디오, 에어컨, 멀티미디어 장치 등을 작동가능하게 해준다.
스마트키를 사용하는 경우는 기본적으로 이모빌라이저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키를 분실한 경우에는 새로 등록을 해야 한다.
기아와 현대는 기존의 턴키 점화 시스템을 계속 사용하면서 차량이 도난에 더 취약해졌다. 보안 기술이 부족해 많은 도난 사고가 발생했고, 이후 해당 회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가 취해지게 되었다.
기아와 현대는 모두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1억 4,500만 달러의 합의는 영향을 받은 차량 소유자에게 보상을 실시한다.
◇틱톡에서 영상공개 파문
2022년 8월에 틱톡에서 Kia Challenge라며 현대기아를 훔치는걸 올려서 찍는게 있었는데,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구형 현대기아를 노린 것이다.
대부분 10대인 사용자들은 드라이버와 같은 초보적인 도구를 사용하여 특정 기아및 현대 모델을 얼마나 쉽게 도난할 수 있는지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이 트렌드로 인해 차량 도난이 급격히 증가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법률 시스템이 개입되었다.
틱톡트렌드는 이 문제를 부각시키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되었으며, 미국 전역의 수많은 기아와 현대 차량 소유자가 해당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보상 대상은 현대차와 기아가 2011년에서 2022년 사이 미국에서 생산 또는 판매한 25개 차종으로 규모는 약 9백만 대로 추산된다.
회사 측은 7월쯤 미국 법원의 예비 승인이 예상되며 최종 승인이 나오면 개별 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2월부터 절도 피해 가능성이 있는 미국 내 차량 830만대에 대해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 개선 작업을 지원해 왔으나 미국 내에서 대책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도난 관련 차량 분실·손해를 입은 차주에게는 보험 공제액, 보험료 인상액, 기타 손해배상을 하겠다"며 "도난 방지를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일부 차량 소유주들에게는 다양한 도난 방지 장치 구매 때 300달러까지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