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최고는 누구

국가와 기업이 메타버스에 대해 어떤 인식과 정책적 의지를 갖느냐와 결부 미·중 기술경쟁 차원에서도 관련 기술의 확보와 발전은 중차대한 일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 오큘러스 등 XRA를 기반으로 XR와 AI의 기술적 시너지 창출과 메타버스 생태계로 비즈니스 확장 시도

2024-01-15     김맹근 기자
사진 : pixabay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 일상에 들어와 있다. 하지만 아직 사회 전반에 걸쳐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정책 차원에서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메타버스를 저변화 하기 위해서는 이를 자유자재로 구현할 기술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곧 국가와 기업이 메타버스에 대해 어떤 인식과 정책적 의지를 갖느냐와 결부되어 있다. 특히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기술은 미·중 기술 갈등과 연동되어 나타나고 있기에 더욱 국가의 정책 설정과 시행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먼저 중국을 살펴보자. 중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메타버스 발전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중국 정부와 기업은 메타버스가 디지털 분야에서 새로운 경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한 모양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의 경제 발전은 공산당의 업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조건인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가 지속되면서 새로운 경제 발전의 활로를 찾는 것이 중요한 국가적 사명이 되었다.

미·중 기술경쟁 차원에서도 관련 기술의 확보와 발전은 중차대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기업 역시 빅테크 M&A를 통해 새로운 사업 동력을 찾는 방편으로 메타버스 발전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 정부가 메타버스를 발전시키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초기 인터넷 기업의 발전을 위해 집행 했던 정책 수립과 유사한 형태로 보인다. 중국에서 어떤 영역이나 기업이든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발전과 성공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조건이다.

알리바바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당시 항저우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저우는 메타버스의 발전에 ‘진심’이다. 항저우는 세계 최초로 메타버스 도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고 XR산업 발전을 위한 기금 마련과 100개의 지원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2022년 1월,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전국 중소기업 발전상황 발표회에서 “중소기업은 디지털 경제 발전의 주력군이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요소”라며 메타버스,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에 진출하는 혁신 중소기업의 육성을 강조하였고, 2022년 3월 중국 양회(两会) 정부 업무보 고에서는 디지털 경제 거버넌스를 완비하고, 데이터 요소의 잠재력을 풀어내 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했다.

미국 역시 국방부, 보건복지부 등을 중심으로 국가안보·사회·의료 분야에서 XR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AR 기술개발 및 XR과 인공지능(AI) 융합 등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 연방정부의 각 부처·기관이 담당하는 ICT 연구개발 활동을 조정하는 프로그램인 NITRD(Networking and Information Technology Research and Development)의 CHuman(Computing-Enabled Human Interaction, Communication and Augmentation)을 개발하기 위해 XR-AI 융합 교육, 가상 재난 체험, 가상 전장환경 구축 등 교육·공공안전·국방 분야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립표준기술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는 스마트 제조, 화재 대응, 공공안전을 위한 XR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정부의 규제를 풀고 많은 기업이 메타버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민관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을 위해 중소기업 R&D 지원정책인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프로그램을 이용해 XR 솔루션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과학 경쟁력을 선도하기 위한 XR 연구 지원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가장 적극적인 것은 미국의 글로벌 IT 기업이다.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 오큘러스 등은 XRA(XR Assoication)를 기반으로 하여 XR와 AI의 기술적 시너지 창출을 위해 추진에 협력하며 메타버스 생태계로의 비즈니스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가장 선봉에 섰다고 할 수 있는 곳은 페이스북이다. 2021년 10월 페이스북은 회사명을 ‘META’로 바꾸었다. 페이스북의 ‘페이스 오프’는 메타버스의 중요성을 가장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주요 경쟁국인 중국이 XR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상황에서 미국도 XR 투자를 늘릴 필요성을 주장하며, 미국 혁신경쟁법안(U.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 of 2021, USICA)의 핵심 기술 분야(Key Technology focus areas)에 ‘몰입형 기술(Immersive Technologies)’을 명시할 것을 제안하였고, 혁신경쟁법안에 이를 포함시켰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태도와 달리 미국인들의 메타버스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의외의 결과를 보여준다.

미국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선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3분의 1은 메타버스가 미래 세대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할 것으로 보았고,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어느 쪽도 아니다’라고 대답하고, 메타버스 개념에 익숙하지 않다고 답하는 등 대다수 미국인이 여전히 메타버스에 무관심하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는 메타버스에 대한 미국 성인의 친숙도 와도 연결된다. 조사 결과 60% 이상의 사람이 메타버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미래의 기술력과 관련 사업의 발전과 확산이 중요한 시점에 미·중 양국의 대중이 보여주는 메타버스에 대한 인식 차이는 상당히 흥미로우며, 과연 어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