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디지털화폐 활용성 테스트’ 에 SK·LG·블록오디세이 기술연합체 제안서 제출

2023-11-29     이호선 기자
(사진=PIXABAY)

[디지털비즈온 이은광 기자]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공동으로 ‘CBDC 활용성 테스트’ 세부 추진 계획을 지난 23일 발표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란 기존의 실물 화폐와 달리 가치가 전자적으로 저장되며 이용자간 자금이체 기능을 통해 지급결제가 이루어지는 화폐를 말한다.

이는 민간에서 발행하는 가상화폐와 구별되는 법정통화(legal tender)로서 실물화폐와 동일한 교환비율이 적용되어 가치변동의 위험이 없고 중앙은행이 발행하므로 화폐의 공신력이 담보된다. 한마디로 말하면 CBDC는 디지털 화폐로 보면된다.

그동안 한국은행은 지난 5월부터 15개 금융기관과 선정된 기관은 실험 기간동안 IT시스템과 수행 인력을 투입하여, 기존 단일 클라우드 환경에 구축되었던 CBDC 모의시스템을 보다 실제적인 IT시스템 운영환경에서 점검하기 위한 연구 목적의 사업으로 총 5개월간 수행해왔다.

2024년 4분기중 착수될 예정인 실거래 테스트는 플랫폼 설계 및 구축, 글로벌 CBDC 연계, 이종체인 연계,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 전자지갑 개발, 참가기관 온보딩 등 광범위한 기술 요소가 결합된 대형 프로젝트다.

총 116억원 규모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국내 3개 세력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제안서를 제출한 SK·LG·블록오디세이 기술연합체는 한국은행이 기술평가(90%) 및 가격평가(10%) 합산 점수가 가장 높은 입찰 업체부터 차례로 협상을 실시해 이달 말 낙찰자를 최종 결정한다.

이 사업은 CBDC 기본 개념 구조를 토대로 클라우드 환경에서 동작을 조성하고 실제 활용 사례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디지털 바우처'를 중심으로 미래 디지털화폐로 쓰일 수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한다.

(자료=한국은행)

지난 2021년 CBDC 모의실험에 입찰했던 SK C&C는 이번 입찰 경쟁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춘것으로 알려졌다. 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이전 카카오 진영에서 핵심 연구를 수행했던 '오픈애셋' 팀이 SK 진영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진영은 올해 초 진행됐던 'CBDC 모의시스템 금융기관 연계실험'에 참여하는 등 관련 사업에 열의를 보여왔다.

참여한 6개 사업자 중 크러스트를 포함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4개 사업자가 모두 카카오 관계사였다. 그러나 이번 활용성 테스트 입찰에는 그라운드X와 크러스트 등 카카오 진영 계열이 모두 빠졌다.

LG CNS의 경우 NH농협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과 디지털 화폐 플랫폼을 시범 구축한 경험, 협력 사례가 많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한 자체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모나체인'을 보유하고 있어 자체 역량도 검증됐다. 모바일 운전명허증이나 조폐공사 지역화폐 시스템, 빗썸메타의 NFT 거래소 등 다양한 개발 경험을 갖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 최초로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는 블록오디세이,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람다256, '영지식증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지크립토 등이 합류했다.

블록오디세이는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 신한카드 등 대형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멀티체인 기반 블록체인 기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온만큼 전문성과 기술력을 자신하고 있다.

블록오디세이 황학선 대표는 “블록오디세이는 CBDC를 토큰화된 경제 시스템과 금융 혁신을 이끌어낼 핵심 기술로 보고 선제 대응해왔다”며 “대형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블록체인 기술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하며 기술력을 입증해왔고,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한만큼 한국형 CBDC를 차질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자체적으로 CBDC 시스템 내 가상의 증권을 디지털 형태로 발행한 후, 금융기관들이 해당 증권을 기관용 CBDC를 활용하여 동시결제(DvP)하는 실험도 실시할 계획이다.

(자료=한국은행)

실거래 테스트 참가 은행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3분기 말 이전 확정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예금 토큰 발행이 허용되며, 실험 참가자 모집 및 관리, 이용자 지갑 개발, 이용 대금 지급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한편, 가상환경에서의 기술 실험에는 희망하는 모든 은행이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 신청은 금년 12월 중순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또 실거래 테스트에 참여하는 일반 이용자에 대해서는 내년 9~10월경 참가 은행을 통해 신청 접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CBDC 활용성 테스트는 제한적으로 실시되는 테스트라는 점을 고려해 우선 참여자 수는 최대 10만명 이내로 제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