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1회용 주사바늘' 개발

절대 재사용 불가

2023-11-14     이은광 기자
체온에 의해 부드럽게 변하는 정맥 주사바늘 (사진=KAIST)

[디지털비즈온 이은광 기자] 국내 연구진이 체내 삽입 시 딱딱한 상태에서 부드러운 상태로 변해 생체조직 친화력을 높이고 재사용이 불가능한 정맥 주사바늘을 개발했다.

KAIST는 전기 및 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이 의과학 대학원 정원일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환자 건강증진과 의료진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가변강성 정맥 주삿바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주사바늘은 정맥 내 약물 투여 중 혈관 손상 및 염증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번 사용하면 재사용이 불가능해 비윤리적인 의료용 주사바늘 재사용 문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맥주사는 혈관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방법으로 신속한 효과를 유도하고 지속적인 약물 투여를 통한 치료가 가능해 범세계적으로 환자치료에 통용되고 있다.

다만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 딱딱한 소재로 제작된 주삿바늘은 부드러운 생체조직에 손상과 염증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비용 절감을 위한 비윤리적 주삿바늘 재사용을 가능하게 한다.

이에 연구팀은 액체금속의 일종인 갈륨을 이용해 주삿바늘 구조를 만들고 이를 생체적합성 폴리머로 코팅해 가변강성 정맥 주삿바늘을 제작했다.

딱딱한 상태의 주삿바늘은 상용 정맥 카테터와 비슷한 수준의 생체조직 관통력을 갖지만, 체내 삽입 후, 갈륨의 액체화로 인해 조직과 같이 부드러운 상태로 변해 혈관 손상 없이 안정적인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

특히 한 번 사용한 주삿바늘은 갈륨의 과냉각 현상에 의해 상온에서도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해 바늘 찔림 사고나 재사용 문제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일회용 가변강성 정맥 주사바늘 (a) 체온에 의해 기계적 물성 변화가 가능한 일회용 정맥 주사바늘 활용에 대한 개념도, (b) 상용 정맥 주사바늘과 가변강성 정맥 주사바늘, (c) 상용 정맥 주사바늘과 가변강성 정맥 주사바늘의 생체조직 친화력 비교출처.(자료=KAIST)

연구팀은 개발된 정맥 주삿바늘의 약물 전달 기능과 생체적합성을 검증하고자 실험 쥐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했으며, 이식된 가변강성 정맥 주삿바늘은 딱딱한 상용 금속 바늘이나 플라스틱 카테터와 비교하면 훨씬 낮은 염증 반응을 보여 연구팀은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확인했다. 또한, 상용 주삿바늘과 같이 안정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가변강성 정맥 주삿바늘은 박막형 온도 센서를 탑재할 수 있도록 디자인돼 실시간으로 환자의 심부 체온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가능하며, 잘못된 주삿바늘 위치로 인한 혈관이 아닌 다른 조직으로의 약물 누수 감지도 가능해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정재웅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개발된 가변강성 정맥 주삿바늘은 기존의 딱딱한 의료용 바늘로 인한 문제를 극복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고, 주삿바늘 재사용으로 인한 감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매우 크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10월 30일 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