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화폐”… 도입 효과와 접근 방법

CBDC(디지털화퍠) 도입의 기대 및 CBDC 도입의 잠재적 위험 미래 지급결제와 통화 시스템 CBDC가 수행할 역할은 디지털 자산 포함 디지털화폐 생태계 전반의 진화 방향과 부합 필요

2023-09-23     김맹근 기자
사진 : pixabay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CBDC(디지털화폐)는 디지털 형태의 중앙은행권이라는 점에서 현금과 디지털이 가지는 장점을 모두 보일 수 있다. 우선적으로 CBDC는 디지털 시대에도 신뢰받는 공적 화폐를 제공한다. 현찰이 급속하게 사라지는 디지털 환경에서 CBDC는 모든 지급결제의 앵커가 되는 공적 화폐를 제공함으로써 통화제도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둘째, 지급결제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높여준다. 현금의 사용이 감소하면 서 자연재해 등으로 통신네트워크가 작동하지 않을 때 백업지급수단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지고 있다.

CBDC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도 거래가 가능하도록 설계되는 것을 지향한다. 민간의 디지털 지급결제가 지배적인 수단이 되고 소수의 사업자에게 집중되는 상황에서 CBDC는 지급결제의 회복탄력성을 제고하는 수단으로서 현금의 대체라기 보다는 지불수단의 확대로 볼 수 있다.

셋째, 금융포용이 제고될 수 있다. CBDC는 민간의 금융이 소외된 계층과 지역에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CBDC의 거래로 발생하는 정보와 데이터는 이전에 금융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신용의 기록을 제공하여 여신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넷째, 금융의 효율성, 혁신과 경쟁이 제고될 수 있다. 전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디지털화로 지급결제체계가 파편화되고 네트워크 외부성의 편익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 CBDC는 파편화된 지급결제 생태계를 연결시켜주는 공통된 지급수단으로 서 파편화로 인해 발생되는 네트워크 외부성 축소를 회복시킬 수 있다.

다섯째, 자금세탁과 불법적인 금융거래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현금은 익명성 때문에 탈세, 자금세탁 등 불법적인 거래를 위해 매력적인 수단이다. CBDC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 방지(AML/CFT, anti-money laundering, combating the financing of terrorism)가 가능하도록 CBDC가 설계될 수 있다. CBDC 시스템이 거래 내역을 저장하고 있다면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부문의 정보에 접근이 가능한지를 결정하는 것은 중요한 CBDC 정책결정 사항이다.

여섯 번째, 국경간 지급결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국경간 지급결제는 다수의 거래당사자, 국가별 상이한 시간대, 관할권과 규제 등이 연관되어 시간과 비용측 면에서 개선이 쉽지 않은 영역이다.

BIS에 따르면 2020년도 112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송금액의 약 10%가 평균 국제간 송금 비용으로 나타났다. 상호운영성이 보장되는 CBDC가 도입될 경우 새로운 기술과 유통채널로 국경간 거래의 효율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곱 번째, 디지털 시대에 통화주권을 방어할 수단이 된다. 자국의 통화가 달러 와 같은 외국통화에 대체되는 위험이 있는 국가에서 디지털 형태의 공적 화폐인 CBDC는 기존 통화에 비해 디지털 시대에는 상대적으로 장점을 가진다. 외국의 디지털 화폐나 글로벌 스테이블 코인의 유입이 예상되는 경우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국의 CBDC가 필요하다.

CBDC 도입의 잠재적 위험

다양한 편익에도 불구하고 CBDC 도입으로부터 우려되는 가장 큰 위험은 금융의 안정성이다. 새로운 통화체계가 도입된다는 점에서 CBDC는 금융시장의 구조 와 비즈니스 모델에 영향을 주어 금융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 가운데 핵심적인 우려는 CBDC로 인해 기존 시중은행 신용창출의 원천인 예금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잠재적인 중개소멸의 위험에 있다. 안전한 CBDC는 시중은행 화폐의 대체제가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시중은행 예금의 감소는 대출 능력, 즉 신용창출의 감소로 이어져 은행부문의 수익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예금의 감소로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가계와 기업에 대한 신용의 축소는 경제전반의 신용 비용증가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로 지적되는 것은 프라이버시와 데이터의 보안의 우려이다. 익명성이 보장 되는 현금과는 달리 CBDC는 추적 가능하기 때문에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소매CBDC는 일반 이용자의 금융거래 정보를 생성하기 때문에 이를 처리 보관하면서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안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

CBDC 도입에 대한 핵심적인 쟁점으로 금융의 안정성, 프라이버시 보호, 그리고 실행을 위한 기반기술 선택을 들 수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디지털 환경에서 통화의 앵커를 확보하는 것이 CBDC 도입의 일차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금융의 안정과 관련된 정책수립과 설계가 우선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국제결제은행 BIS는 CBDC 설계를 위한 접근방식으로 통화 체계의 특성을 아키텍쳐-인프라-접근-연계의 피라미드 계층구조로 재구성하여 제안했다.

결론적으로 공적 화폐는 한 경제 내에서 통화의 신뢰와 동질성을 유지시켜주는 공공재이다. 화폐의 디지털화로 전통적인 통화의 개념이 확대되면서 공적 화폐가 동질성 개념의 범위에서 품어야 할 화폐의 범위도 확대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의 지급결제와 통화 시스템에서 CBDC가 수행할 역할은 디지털 자산을 포함한 디지털화폐 생태계 전반의 진화 방향과 부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