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디지털화”… 지급결제 환경 변화
플랫폼 기업의 부상과 지급 결제부문 진입 분산원장 기술 기반의 디지털화폐 출현 메타버스 세계 자산이 토큰화되어 자산을 포함한 메타버스 경제활동 자체 암호화폐가 사용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경제활동 전반이 디지털화하고 물리적 화폐인 현금 이용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디지털 경제의 핵심 인프라인 지급결제부문에 두 가지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은행 부문이 주도하던 지급결제 시스템에 새로운 플레이어인 플랫폼 기업이 진입 한다.
특히 빅테크는 4차산업혁명 기반 기술 역량을 이용하여 지급결제 데이터와 자사의 고유 서비스를 결합하고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지급결제 시장에 혁신을 이끌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는 중앙은행 발행 화폐의 통화 시스템에 속하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화폐이다. 빅테크의 지급결제 서비스는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이 창출하는 디지털화폐, 즉 M1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기존의 화폐 시스템에 속한 서비스이다. 분산원장 기술 기반의 새로운 디지털화폐인 암호화폐는 기존의 통화체계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기업의 부상과 지급결제부문 진입
스마트폰 이용이 일상화되고 사회생활 활동 전반에 디저털화가 확산하면서 구글, 메타(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디지털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은 양면시장 사업자 로서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며 간접적 네트워크 외부성(Indirect Network Externality)을 내재화하며 수익을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디지털 시장의 플랫폼 기업들은 데이터가 가져다 주는 추가적인 네트워크 효과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인식된다. 거대한 규모의 데이터가 플랫폼으로 모이고 그러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빅데이터 기술이 서비스를 개선하는 선순환을 만들어 내고, 다음 단계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하여 모여들면서 플랫폼 기업의 시장 지배력도 지속해서 증가해왔다.
디지털 플랫폼의 서비스 혁신은 뒷단에서 진행되는 5G 통신기술, 클라우드 컴퓨팅,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기술 등에 의존한다. 온라인 비대면 경제부상으로 결제 서비스를 기반으로 금융서비스 시장에 새로운 사업기회가 만들어졌고, 플랫폼 기반의 빅테크 기업들은 이러한 혁신적인 데이터 처리 기술을 활용하여 지급결제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빅테크 기업은 핀테크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에게 빅테크, 핀테크는 다양한 목적을 가진 신규 사업이었다. 지급결제 서비스는 수수료라는 부가적인 수익 기회를 가져다줄 뿐 아니라 카드회사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도 절약해주었다.
플랫폼 기반 빅테크 기업들은 핀테크 서비스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결합하여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의 대표적 플랫폼 기업인 구글, 애플, 메타(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지급결제와 신용확대 등에 집중하는 반면, 금융산업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중국의 빅테크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은행 및 보험업까지 결합한 금융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결제, 송금, 예금대출, 투자 및 보험 분야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분산원장 기술 기반의 디지털화폐 출현
분산원장과 암호화폐는 2008년 사카시 나카모토가 만든 비트코인은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한 최초의 암호화폐이다. 암호화폐의 혁신은 블록체인이라는 암호기술을 이용하여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면 누구나 지불정산을 할 수 있는 P2P 방식으로 자율적으로 관리되는 분산원장기술을 사용한다. 거래 내역과 거래 내역을 기록한 원장을 암호화해 거래 기록을 수정할 수 없도록 한다.
거래 내역의 암호화는 공개키와 비밀키를 결합한 불가역 암호함수를 통해 해시 된다. 이러한 암호화는 모든 단계에서 적용되므로 거래가 반복되면 암호된 해시가 다시 해시되므로 암호화가 중층적으로 누적된다.
이렇게 암호화된 거래 내역은 일정한 시간이 되면 ‘작업증명(Proof-of-Work)’이라는 채굴(mining) 과정을 거쳐 하나의 블록에 기록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블록은 모든 거래 내역을 기록한 원장 이며, 모든 노드에 전파되어 공유된다.
분산원장 기술의 진화는 암호화폐는 기술적으로 진화하며 이더리움(Ethereum)을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으로 발전하여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과 디앱(DApp: Decentralized Applications)과 같은 유용한 기능과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더리움은 프로그램 가능성(programmability), 조합 가능성(composability), 토큰화(tokenization)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블록체인 혹은 분산원장 기술의 유용성을 제고하였다. 프로그램 가능성으로 스마트 컨트랙트가 가능해져서 중개기관이 없이도 미리 코드화된 매뉴얼에 따라 거래가 자동적으로 수행될 수 있게 되었다.
디파이와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과 전달이라는 화폐 기능의 디지털화에 기여했다면, 이더리움은 스마트계약과 디앱(DApp)을 만들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여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도를 금융서비스 측면에서 크게 향상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더리움의 디앱과 같은 기술을 적용한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서비스를 일반적으로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라고 칭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은행, 증권사 같은 중앙화된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스마트계약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디파이 시장이 성장하면서 디지털 자산 관련 결제 수요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암호화폐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 등 기존 암호자산의 높은 가격변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화, 상품 등의 자산을 담보로 가치의 안정을 도모하는 암호자산”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크게 세가지 용도로 사용된다. 첫째, 국경 간, 즉 글로벌 결제 및 차익거래(arbitrage)에 활용된다. 글로벌 결제는 블록체인 특성에 기인한 것이고 차익거래는 암호화폐 간 거래에서 기회가 발생한다. 둘째, 거래와 정산에 사용 된다. 가치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는 수요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셋째, 디파이에 이용된다. 탈중앙화된 거래, 대출 시장, 파생자산 관리 등에 스테이블코인이 활용되고 있다.
웹 3.0, 메타버스와 암호화폐는 탈중앙화를 표방하는 암호화폐를 보다 넓은 관점에서 보면 인터넷의 탈중앙화, 즉 Web 3.0으로의 변화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Web 3.0은 블록체인 기술을 쓰는 탈중앙화 인터넷으로서 사용자는 자신의 데이터를 자신이 관리한다.
Web 3.0의 하나의 네트워크로서 최근 주목받는 것이 메타버스이다. 메타버스는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될 수 있지만 공통적인 주제는 가상의 몰입 경험, 온라인 커뮤니티 그리고 크리에이터 경제이다. 분산원장 기술의 사용, 메타버스상에 나타나는 다양한 탈중앙화된 웹 활동과 경제활동, 그리고 소규모, 소액 거래는 기존의 지급결제 방식보다는 암호화폐 사용이 보다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미 다양한 메타버스 세계에서 자산이 토큰화되어 있으며 자산을 포함한 다양한 메타버스 경제활동에 자체 암호화폐가 사용된다. 향후 Web 3.0과 메타버스가 활성화되면 현실 세계 못지않게 암호화폐가 활발하게 사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