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부 장관 "LH에서 이런 일, 국민께 부끄럽다"

LH 15개 단지 무더기 부실 확인

2023-07-31     이은광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LH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비즈온 이은광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무량판 구조로 설계된 아파트 91개 단지 가운데 15곳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엘에이치는 30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엘에이치 서울지역본부에서 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최근 진행한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 적용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엘에이치는 인천 검단 아파트처럼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엘에이치 발주 91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경기 남양주의 한 공공분양 아파트 등 15개 단지에서 ‘전단보강근’(보강 철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을 파악했다.이미 준공된 단지는 35개, 공사 중인 단지는 56개다.

무량판 구조는 무게를 버티는 보가 없고 기둥에 슬래브가 바로 연결된 형식인데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전단보강근이 충분히 설치돼야 한다.

전단보강근이 미흡한 단지 15곳 가운데 5곳은 입주가 이미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4곳은 입주자와 협의 중이거나 정밀 안전진단을 추진하고 있어 추후 보완 공사를 시행할 예정이고 나머지 1곳은 보완 공사가 진행하고 있다.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는 1만3000가구가 입주한 경기 시흥 은계지구 LH 아파트단지도 논의 안건에 올랐다.

은계지구 아파트단지는 2017년 입주 직후부터 수돗물에서 검은색 이물질이 나오는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상수도관 납품 업체가 자재 계약 때 LH 담당자에게 부정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민들은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이한준 LH 사장은 "15개 단지를 모두 조사하고 한 치 의혹도 없이 책임지게 하겠다"며 "단지별로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항이 있어서 현재 설계·감리·시공 업체 리스트를 모두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동시에 책임자에 대한 징계와 고발 조치를 예고했다.

원 장관은 "설계와 시공에 누락이 생기게 한 설계·감리 책임자에 대해서는 가장 무거운 징계 조치와 수사 고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할 LH라는 공기업이 지은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점이 정말 부끄럽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전면적인 인사 조치와 수사 의뢰, 고발 조치를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