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 금융산업 재편
기술이 이끈 금융권의 지각 변동 스타트업·IT 기업의 금융서비스 진출 현황 핀테크 및 빅테크 금융 규제 체계의 변화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IT기업들이 금융산업으로의 진출을 시작할 무렵 기존 금융사들은 IT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에는 한계가 존재할 것이라는 이유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고객들은 '간편함'으로 중무장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크게 반겼고, 주요 핀테크 기업들은 단순 송금 서비스를 넘어 대출, 투자, 보험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금융권에 대대적인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위기를 감지한 기존 금융사들도 디지털 전환 (Digital Transformation)을 주요 사업 지표로 삼아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지만, 수십년 간 유지해온 운영 방식의 급격한 변화는 쉽지 않을 뿐더러 IT기업과 상이한 규제 적용으로 인해 금융사의 어려움이 가중되기도 하였다.
2020년에는 COVID-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더욱 각광받으며 IT 기업과 금융사 간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졌다. 규제 기관에서는 디지털 환경에 맞춘 신규 규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바, 금융사에게는 경쟁과 규제 변화 모두에 대처할 수 있는 생존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스타트업·IT 기업의 금융서비스 진출 현황
2010년대 중반 등장하기 시작한 핀테크 업체는 금융의 가장 기초 요소인 송금/결제 업무를 대행하는 기능으로 출발했다. 이는 핀테크의 기본 정의에 가장 부합하는 서비스라 볼 수 있으며, 실제 국내 340여 개의 핀테크 기업 중 24%(83개사)가 해당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핀테크가 송금 서비스를 간단한 지문인식만으로 가능하게 하기 전까지 금융 소비자에게 디지털 환경 에서의 송금 업무란 각종 보안 프로그램 설치, 공인인 증서, 또는 보안카드를 의미했다. 국내 핀테크 기업인 토스(Toss) 또한 간편 송금 사업 모델에서 출발하여, 2020년도 8월 기준 자산가치가 3조원을 넘어서는 유니콘 기업으로 우뚝 성장하였다.
동시기에 기술을 금융업에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비단 스타트업 뿐만이 아니었다. 현재 간편 결제 시스템과 송금 서비스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빅테크 기업들도 2014년 이후 전자금융업자 등록을 하며 금융시장에 진출했다. 사전적 정의는 존재하지 않지만, 빅테크(BigTech) 기업이라 함은 광범위한 고객 네트워크를 보유한 거대 IT 기업으로, 근래에는 이들 중 금융업을 영위하는 사업체를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고객의 편의성에 집중하여 '같지만 다른 은행'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며 2017년 7월 첫 선을 보인지 약 1년 반 만에 세계 최단기간 흑자를 달성, 인터넷전문은행 시대를 열었다. 카카오뱅크의 주력 상품인 26주 적금, 세이프 박스와 같이 이해하기 쉽고 활용도가 높은 금융 상품을 통한 차별화 전략은 신규 고객 유치에 큰 역할을 하였다.
2020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상장 준비 절차에 돌입했으며, 4대 금융지주에 버금가는 9조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비록 대형은행과 비교하였을 때 고객 수는 약 1/3 수준이지만, 모바일 앱 이용자 수에서는 시중은행 2~3백만명 이상을 상회하고 있어 디지털과 언택트가 주목받는 시대에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핀테크 및 빅테크 금융 규제 체계의 변화
IT 기업이 금융 서비스에 처음 진출한 이후 5년 남짓 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들이 금융업계에 미친 영향은 상당했다. 하지만 단시간 내 이루어진 변화는 제도가 미비하거나 결점이 존재해 시장의 혼동을 발생시켰다.
특히 금융혁신을 위한 규제완화가 핀테크와 빅테크 구분없이 적용되어 형평성에 논란이 일기도 하였다. 이에 금융위원회에서 2020년 9월 '디지털 금융 협의회'를 출범, 디지털 금융 시대 금융혁신과 관련된 다양한 규제를 논의하기 위한 민·관 합동 협의체를 구성하였다.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은행의 플랫폼 비즈니스 진출 허용 확대이다. 현재 빅테크가 플랫폼을 활용하여 생활 밀착 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반해, 은행은 금융 업무 이외의 분야로는 확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은행 또한 배달 주문, 부동산 서비스, 쇼핑 등이 가능하도록 규제 개선을 확대할 예정이며, 이로써 통신사, 유통업계 와의 데이터 협업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금융·생활 결합형 서비스 출시 한다.
결론적으로 금융사의 대응 방안은 영업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제도까지도 탈바꿈을 거듭하고 있다. 향후 금융 혁신 트렌드에 기존 금융권의 참여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 또한 우호적인 방향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빅테크가 두드러지는 성장 기조를 나타내고 있지만, 각종 보안 및 지급여력 리스크가 기존 금융기관 대비 높은 만큼 이에 대한 금융 당국의 규제가 근시일 내 가시화 될 전망이다. 금융·생활 결합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다. 양한 사업 모델을 통해 빅테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클라우드, 인공지능, 빅데이터, 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 및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활용 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