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나라 대만, ‘한국 경제 추월’
GDP로 한국 추월한 대만 대만 기업이 필수적인 세계 IT 산업 IT산업 구조가 대만 경제의 핵심
[디지털비즈온 이호선 기자] 대만의 총 무역액은 2016년 5,084억 달러에서 2022년 9,070억 달러로 증가했다.
지난해 대만 수출의 39%가 중국과 홍콩이 주력이었지만, 대만의 대미 수출액은 2016년보다 450억 달러 증가한 749억 달러로 급증했다고 미국의 정치외교안보 전문 잡지 ‘Responsible Statecraft’가 7월 3일 분석자료를 발표했다.
대만 경제의 주력 기업인 대만의 기술 기업들도 지정학적 문제로 인해 생산을 해외로 이전하려는 외국 고객의 요청과 사업의 핵심을 국내에 유지해야 할 필요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자료에서는 세계 최대의 칩 제조업체인 TSMC가 좋은 예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만의 또 다른 전기 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ProLogium은 프랑스 북부에 57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확보하기 위한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라 소개했다.
대만은 생활 수준의 지표가 되는 GDP(국내총생산)로 2022년 한국을 제치고 일본GDP 에 육박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IT(정보기술) 산업에서 세계를 석권해 더욱 약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GDP로 한국 추월한 대만
2022년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8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앞질렀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 통계처는 이날 "작년 대만의 1인당 GDP는 3만2천811달러(약 4천390만원)로, 한국의 3만2천237달러(약 4천313만원)보다 많았다"며 "대만의 1인당 GDP가 한국을 앞선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통계처는 "대만과 한국은 인구 밀도, 경제 개발 모델, 산업 구조가 유사하다"며 "대만은 반도체 산업의 우위와 기업들의 능동적인 변화를 통해 최근 10년간 연평균 3.2%씩 성장해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 2.6%를 앞섰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전자·정밀기기가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고, 전체 제조업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2.8%에 그쳐 대만보다 낮았다.
통계처는 "지난 5년간 대만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투자를 늘려 산업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지난 10년간 대만의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4.6%로, 한국(2.2%)은 물론 전 세계(3.0%) 증가율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대만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는 세계 점유율은 56.6%로 절반을 넘어 2022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6255억3200만대만달러(약 25조6600억원), 3205억4100만대만달러(약 13조1500억원)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웬델 황 TSMC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지난해 4분기는 연말 시장 수요 둔화와 고객 재조 조정 여파가 있었다”면서“올해 1분기에도 거시경제 여건이 여전히 약세를 보이면서 사업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대만의 연화전자(UMC)도 7.0%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대만 기업이 필수적인 세계 IT 산업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대된 이후 세계 반도체 수요가 급속히 높아졌고, TSMC 등 대만의 반도체 업체들은 수주를 심판할 수 없는 상태가 이어졌다.
대만의 반도체 생산이 중단되면 세계 경제는 최대 연간 1조달러 규모의 타격을 받는다는 견해도 있다. 반도체가 대만경제를 견인하는 구도가 두드러지면서 2022년 대만의 전 수출액 중 반도체 비율은 33.4%로 거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대만 기업은 EMS(전자기기 수탁제조서비스) 업계에서도 압도적인 세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압해정밀공업은 2022년 12월기 매출액이 6조6270억 대만 달러라는 초거대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제조를 거의 독점적으로 계약하는 등 세계 IT기기 생산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외에 최근에는 전기차(EV) 수탁 생산 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만에는 홍해 이외에도 매출액이 20조원을 넘는 EMS가 5개사도 있다.
파운드리도 EMS도 수탁생산에 철저히 자사 브랜드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에게서는 보이기 어렵지만, 대만 기업 없이는 세계 IT산업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IT산업 구조가 대만 경제의 핵심
대기업 IT 기업의 실적 침체를 받아 대만의 2023년 1~3월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02% 감소했다. 약 7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 된 2022년 10~12월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전년 균열을 기록했다. IT산업 구조가 대만 경제의 발길을 끌고 있는 형태다.
대만 행정원주계총처(行政院主計總處) 자료에 따르면 대만의 산업구조는 2022년을 기준으로 서비스업 60.6%, 공업 37.7%, 농업 1.4%로 구성되어 있다.
서비스업 비중은 1993년 이래 전반적으로 60%대를 유지하고 있고, 공업 비중은 1987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여 2002년 이후 현재까지는 전반적으로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만 산업경쟁력의 재조명’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업종별로는 전자부품 제조업, 도소매업이 각각 15.2%, 15.5%로 국내총생산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리고 전자제품 제조업, 통신업, IT 서비스업을 포함한 ICT(정보통신기술)산업은 21.1%를 차지하고 있다.
대만의 산업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사실상 대만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만의 '중소기업백서‘ 에서도 2021년 기준 대만 중소기업의 수는 159만 5,828개로 대만 전체 기업 수의 약 98.92%에 해당한다. 이 중 도소매업이 약 절반에 해당하는 46.1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취업자 수는 약 920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 수의 80.37%를 차지하고, 매출액은 약 26조 6,195억 위안4)으로 전체 기업 매출액의 약 52.51%를 차지한다.
대만 중소기업의 매출액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으로 약 12.63%에 불과하지만, 대기업의 경우는 매출 중 약 39.81%를 수출에서 기록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전정길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는 한동안 대만에 대한 관심이 적었으나, 한국과 대만의 많은 전문가는 대만이 한국을 벤치마킹하며 그동안 절치부심하고 있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하면서 “대만의 산업경쟁력을 분석하고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자료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