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 4차산업혁명을 통한 소재개발 혁신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국가 경쟁력 강화로 소재개발 전략을 적극적 추진 우리나라도 소재 산업에서 계산과학과 빅데이터의 중요성 인식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세계가 융합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를 ‘4차산 업혁명’이라고 말한다. 과거의 기계가 인간의 반복적 육체노동을 대체해왔던 것처럼, 컴퓨터는 인간의 반복적 인지 작업을 대체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이러한 변화를 이끈 동인 이다. 소재 개발의 영역에서도 변화는 시작되었다.
지난 세차례의 산업혁명은 철, 플라스틱, 영구 자석, 트랜지스터 등 소재 개발의 역사였다. 그리 고 컴퓨터를 이용한 계산화학과 빅데이터의 활용은 세상을 바꿀 새로운 소재를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에서는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소재개발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4차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지능화, 융합화 기술과도 궤를 함께한다. 이 글에서는 소재 개발에서의 빅데이터 활용 향후 전망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소재 개발과 빅데이터, 소재 정보학
소재 개발 역사는 ‘연금술’이라는 이름으로 시작 되었다. 인간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보다 가치 있는 물질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지식이 충분하지 않으면 경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소재를 개발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경험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어떤 가설을 세운 뒤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방식이었다. 일반적으로 소재 개발은 이러한 시행 착오(trial-and-error)의 지난한 과정이었다.
인류는 세상이 무엇으로 구성되어있고,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의 4원소설, 슈탈(G. E. Stahl)의 플로지스톤설(phlogiston), 돌턴(John Dalton)의 원자설 등을 거치며 물질이 핵과 전자,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연을 인간의 수학적 언어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 뉴턴 역학이 등장하고, 화학의 세계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과학자들은 수학적 계산으로 화학 반응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상상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넘어야할 산은 소재였다. 원하는 특성을 갖는 소재를 빠르게 개발하는 것이 혁신의 경쟁력이었다. 이러한 흐름에서 계산화학은 21세기에 접어들어 학문으로 정착되었다.
또한 반도체와 메모리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계산속도 상승과 처리 가능 데이터 용량 증가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온라인 네트워킹 등의 IT기술과 만나 본격적으로 소재 개발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소재 개발 과정의 효율 향상을 위해 데이터의 활용이 대두되었다. 소재의 물성에 대한 물리적, 화학적 데이터뿐만 아니라 소재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공유, 활용하여 소재 개발의 각 단계에서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은 1990년대부터 계산화학에 대한 연구를 추진했고 상대적으로 늦게 연구를 시작한 일본과 중국 또한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단순 계산 및 모사를 넘어 이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국가차원의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하는 본격적인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뒤 늦게나마 소재 산업에서 계산과학과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후발주자의 이점을 최대한 이용하여 선행주자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그리고 현명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