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금융”… 위기의식 느낀 기존 금융권들의 변화
인터넷 전문은행 등장과 확대에 위기의식을 느낀 국내 기존 금융권들 핀테크 기술 특성상 금융시장이 분권화, 다양화... 금융안정성에 긍정적인 영향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국내에서는 2017년 물리적 지점이 없이도 각종 은행업을 수행하는 인터넷 전문 은행이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핀테크기반 금융서비스 확대가 가속화되었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은 2017년 4월 3일 시작한 K뱅크로서 KT 등 통신사와 우리은행, NH투자 증권 등 20개 주주사가 참여하였다.
뒤이어 2017년 7월 27일 빅테크 기업인 카카오그룹이 운영하는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하여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이 되었고 지점이 없지만 현금 인출은 CU 세븐일레븐 등의 편의점 ATM에서 가능하게 하였다.
제 3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토스뱅크는 2021년 6월 9일 금융위원회에서 최종본인가를 받아 2021년 10월에 서비스를 개시하였다. 핀테크 스타트업인 비바리퍼블리카가 대주주이고 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등이 참여하였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과 확대에 위기의식을 느낀 국내 기존 금융권들의 움직임 또한 주의해 볼만 하다.
신한은행은 고객의 금융서비스를 위한 웹사이트와 모바일 검색 여정을 추적해 이탈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붙잡는 고객 이동경로 분석 프로젝트를 2017 년 시범 추진하고 2018년에는 분석 솔루션을 구축하였다.
‘인지→탐색→가입→거래’와 같은 고객의 이동경로를 기준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이 처해있는 각각의 상황에 적합 한 마케팅을 통해 기존 고객 관리뿐만 아니라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은행 앱으로 환율 조회를 하는 사람에게 여행 적금 권유 메시지를 발송 하여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마케팅을 진행하는 식이다.
KEB하나은행도 데이터 시각화 기술을 적용한 '하나 빅 인사이트'를 구축하였는데, 이는 은행 핵심 경영지표, 조직 단위별 영업 실적 모니터링, 고객 특성에 따른 비정형 분석 같은 은행 내부 데이터를 기존 숫자가 아닌 그래프로 시각화한 형태로 확인할 수 있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시스템으로서 숫자 데이터 상으로는 단순히 찾기 어려운 시사점을 직관적으로 도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 향상과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 체계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8년 3월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업진단시스템 '빅아이(Big Eye)'를 기업 여신 리스크 관리에 도입하여 기업 관련 빅데이터를 통합하였고, 200여 개의 리스크 지 표를 분석해 기업의 부실 가능성을 4단계 등급으로 파악하여 여신심사와 사후관리에 활 용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거래 패턴 변화 등을 감지하고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이벤트 기반 마케팅(Event-Based Marketing)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성과로, 카드 사용 명세서 등 면세점 구매 정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갈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환전 및 신용카드 사용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환전율 58% 향상, 모바일앱 올원뱅크 가입률 2배, 카드 이용률 9%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케이뱅크도 개인 여신 심사에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해 효과를 거두고 있는데, 케이뱅크는 주주사인 KT, 비씨카드의 통신요금 납부 실적과 신용카드 결제 정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바탕으로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이 결과로 2018년 3월 기준 케이뱅크 전체 신용대출 중금리 연 6% 이상 중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1.5%를 기록했고 이는 주요 시중 은행의 수치인 10%대에 비해 매우 큰 격차를 보인 성과이다.
결과적으로 기술기반기업의 금융업 진출과 핀테크의 확산은 기존 금융시스템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미칠 수 있다. 부정적인 영향은 기존 금융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위험을 추구하거나 보안 비용을 절감시켜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
자동화된 금융 프로그램들이 거래의 동조화, 쏠림 현상을 발생시켜 자산가치의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으며, 신생 핀테크 업체의 난립으로 부실이 발생하면 신뢰도가 저하되어 금융 시스템 전체에 대한 안정성이 저하될 수도 있다.
반면 핀테크 기술의 특성상 금융시장이 분권화, 다양화되고 경쟁을 통해 효율성이 높아져 금융안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한, 위험에 대한 모니터링과 스크리닝의 효율성을 높여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