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해외국가에 챗GPT와 같은 '맞춤형 AI' 제공
美 데이터 통제 우려하는 해외 정부 공략
[디지털비즈온 최유진 기자] 네이버가 해외 국가에 맞춤형 AI를 제공한다. 미국 정부의 데이터 통제를 우려하는 해외 국가에 ‘챗GPT’와 같은 자체 대화형 인공지능(AI) 모델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네이버는 정치적 민감성이 있는 아랍권과 스페인, 멕시코와 같이 자국의 정치 및 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맞춤형 AI 시스템을 갖추기를 희망하는 국가들에 현지화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범용 AI 모델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과 차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FT에 네이버의 AI 모델 수출이 해외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 운영을 돕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즈 인터뷰에서 “네이버가 아마존과 같은 해외 경쟁사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 총괄은 “이제 미국 정부가 미국 기업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된 데이터와 정보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면서 신냉전처럼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낙호 총괄은 “데이터 보호에 있어서 자주적인(sovereign) AI 기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거대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된 데이터와 정보를 들여다볼 권한을 갖게 됐기 때문에 신냉전처럼 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국가가 보안 문제로 미국 클라우드와 AI 시스템 사용을 꺼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한국 검색 엔진 시장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수출에 실패한 전례를 고려했을 때 AI 시스템의 해외 판매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성 총괄은 “서비스의 현지화가 AI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면서도 당장은 한국과 일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 총괄은 “우리는 기술적인 면에서 챗GPT보다 약 8개월 뒤쳐져 있지만 한국어 서비스에 있어서는 챗GPT보다 훨씬 낫다”고 주장했다.
네이버는 올여름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어 학습량을 보유한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초거대 AI의 후속 버전으로 네이버의 검색, 쇼핑 등 주요 서비스에 적용된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네이버가 2021년에 공개된 하이퍼클로바 AI 모델을 시작으로 한국의 AI 생태계 개발에 앞장서고 있으며 AI에 최적화된 칩을 개발하기 위해 삼성전자와도 협력 중이라고 소개했다.
네이버가 국내 검색 시장에서 6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구글의 검색 엔진은 29%의 지배력을 갖지 못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러나 구글이 자사 AI 챗봇 ‘바드’를 정식 오픈하며 한국어와 일본어 지원을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 네이버가 한국어 AI 서비스에서 더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네이버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디지털 경제 전환을 위해 AI 도구를 포함한 IT 서비스 제공하는 내용의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