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학교 교육의 특성과 문제

학교 교육의 일반적 특성 학교 교육 체제의 사회적 기능

2023-04-30     김맹근 기자
사진 : pixabay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근대 학교교육체제는 19세기 이후 등장하여 21세기인 현재까지 그 대상과 범위를 확대 해왔다. 20세기 이후 학교교육에 대한 대안적 논의들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 구하고, 이제까지 학교교육을 근본적으로 대체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없다.

오히려 많은 나라들에서 학교교육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통교육을 제공 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고, 여전히 사회평등화기제로서의 기대도 존속한다. 이러한 기 대는 19세기 이래 등장한 학교교육의 출범 당시의 요구와도 일관되며, 다른 한편으로는 200년 가까이 일정한 제도로 존속해오는 과정에서 수행해온 불가결한 기능 과도 관련이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공교육의 등장과 변화에 대한 설명은 이제까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학교교육의 과거와 미래가 지닌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보는 관점 또한 이러 한 설명 방식의 다양성에 근거한 것일 수밖에 없다. 기능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근대 학교 교육은 서구 근대사회의 변화와 맥을 같이 해왔다.

국민교육체제는 교육 대상의 확대, 행정체제 정비, 공적 재원 및 통제 체제의 발달 등을 특징으로 한다. 초등교육은 국가의 지원에 의한 무상교육 및 의무 취학을 통해 확대되었고, 중등의 경우 소수정예화된 고전적 엘리트 교육체제에서 다소 벗어나 현대적인 교과와 교 수법을 도입하고, 직업 기술교육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결과적으로 볼 때, 19세기에 이르면 국가에 의한 대중 교육이 규범(norm)이 되는 변화들 이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교육은 근대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 따라 그 성격을 형성해왔다. 정치적 차원에서 볼 때 근대 교육은 민족국가의 발달에 따른 ‘국민화’와 관련되어 왔으며, 경제적 차원에서는 자본주의 산업화에 따른 산업문해력 및 숙련 노동 훈련에 기능해왔다.

근대 학교 교육 체제의 ‘사회적’ 기능

서양 근대사회의 도래와 함께 형성된 학교제도가 소위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급 진적 사회변화 과정에서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복잡하게 관련된 쟁점들이 많기 때 문에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앞서 언급했듯이, 학교제도는 근대 사회에서 몇 가지 핵심적 기능을 수행해왔다. 첫째는 정치적 기능으로, 민족국가 내에서 사회통합적 역할을 매개하면서 소위 ‘국민화’ 하는 기능을 말한다. 국가・사회의 기본적 규범과 규칙들을 전수하고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을 제공하는 것은 근대 학교의 기능 중 핵심이다.

둘째는 경제적 기능으로서 대부분 국가의 교육체제나 교육과정은 그 사회의 산업경제구 조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기본 문해력, 규율화, 산업적 리터러시, 기술숙련 등은 보통교육부터 전문직업교육에 이르기까지 기초냐 심화냐의 차이는 있지만 학교체제에서 기대되는 역할이다.

셋째는 사회적 기능이자 근대 학교교육의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학력주의 혹은 학력인증 기능이다. 학교는 국가・사회적으로 인증된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들에게 학 력을 인정하는 것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왔다.

이는 특히 교육사다리(educational ladder)를 통한 사회이동을 매개하는 역할로서, 근대사회에서 전통 신분제를 해체하거나 사회적으로 보완하는 기제로 작동해왔다. 학력(學 歷)은 주로 학교급에 따른 교육연한과 관련되지만, 더 나아가 특정 학교의 졸업을 의미하는 학교력(學校歷), 학벌(學閥) 등과 구분되면서도 혼용되는 의미로 통용되기도 한다.

근대 학교교육에 대한 비판과 옹호

소위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이전부터, 근대적 사회조건에서 출현한 학교교육에 대한 도전과 비판은 특히 20세기 중반 이후 심각하게 전개되어 왔다. 지금 일반화되어 있는 학교제도는 근대 산업사회 교육에서 다수의 학생을 효율적이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교육하기 위한 것이었다.

서구사회 및 학계에서 불평등의 문제가 적극적인 화두가 되면서 학계의 소위 ‘수정주의’ 학자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학교가 지닌 기능을 적극적으로 비판했다. 학교 의 자본주의 재생산기능을 비판하는 각종(경제, 문화, 사회, 이데올로기 등) ‘재생산론’은 근대 학교가 기존 사회의 불평등의 해결자가 아니라 공모자임을 드러냈다.

근대적 학교에 대한 비판들은 학교가 산업주의에 맞는 공장 모델이라는 점, 다수를 효율 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집단주의와 통제가 작동되는 공간이라는 점, 대량생산과 표준화의 적용으로 개별성이 무시된다는 점, 중립성을 표방하지만 실제로 국가, 계급, 젠더, 인종 등 에서 지배권력의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장이라는 점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편으로는 공교육이 사회적 관계의 기본인 협력과 민주주의의 기본을 익히고, 국가 및 사회가 전 구성원에게 질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하다는 입장,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의 형식으로는 다수를 실패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입장이 서로 맞서면서 학교에 대한 옹호와 비판에 대한 논란이 전개되어왔고 이러한 논쟁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