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모빌리티 산업
모빌리티 산업은 메타버스로 어떻게 변화할까 모빌리티 기업의 메타버스 비즈니스 전략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최근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완성차업체, 플랫폼, IT 인프라, 콘텐츠 부문 등 다양한 축에서 메타버스가 접목·활용되고 있다. 기존 완성차업체들은 자동차 생산과정에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스마트 제조 역량을 키우고 있다. 한 예로 BMW는 글로벌 그래픽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메타버스 플랫폼 옴니버스에 실제와 같은 형태의 가상 공장을 세우고, 자동차 생산 과정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또한 글로벌 게임엔진 기업 유니티와 MOU를 맺어 메타버스 플랫폼에 현실의 공장을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가상공장 ‘메타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처럼 완성차업체들은 메타버스 환경에서 차량 제작 시뮬레이션을 미리 진행하며 생산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모빌리티 기업은 또한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과의 제휴·협력을 통해서 신차 모델, 기업 브랜드 마케팅 등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페라리는 메타버스 플랫폼 포트나이트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실제처럼 구현된 신차 모델(296GTB)을 시승해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였다. 마찬가지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내 구현된 드라이빙존에서 쏘나타 N 라인을 시승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신차 홍보 효과와 더불어 가상 차량 모델에 대한 소비자 피드백을 미리 수집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또한 로블록스 내 현대자동차그룹 가상 테마파크 ‘현대 모빌리티 어드벤처’ 공간을 구축하여 사용자의 브랜드 친숙도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고성능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기업은 사용자에게 편리하고 몰입감 높은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지난 2019년 CES 발표에서 차량 내외부 센서 및 AI(인공지능) 기술 등을 통해 차량 정보를 수집하고, 가상의 아바타를 구현하여 차량 탑승자와 자유로운 대화를 가능케 하는 ‘Invisible to Visible’ 기술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2022년 CES에서 선보인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AI 기반 음성 인터페이스 ‘스타-클라우드 아바타’를 탑재하며 가상의 도우미가 운전자와 보다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운전자 편의를 도모하도록 장치하였다.
모빌리티 기업은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요소 중 특히 메타버스 생태계의 중요 축인 콘텐츠 부문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 국내 대표 콘텐츠기업 CJ ENM 및 TVING과 차량용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 서비스 제휴를 맺으며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2022년 일본 소니 그룹의 경우는 게임, 음악, 영화 등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니모빌리티’ 설립 계획을 발표, 모빌리티 시장 진입을 알리며 두 산업 간 접점을 키워 나가고 있다.
모빌리티 산업은 메타버스로 어떻게 변화할까?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기술적 인프라가 갖춰져 가면서 모빌리티 산업 내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는 변화는 모빌리티 산업과 ICT 산업 간의 경계가 낮아지는 현상일 것이다. 실제 2021년 KPMG가 전 세계 31개국 1,118명 자동차 관련 산업 경영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Global Automotive Executive Survey 2021’), 글로벌 자동차 경영진의 85%가 향후 수년 내 신기술 보유 회사에 투자하거나 인수·제휴 관계를 맺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모빌리티 산업과 ICT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차량의 성격 또한 기존의 단순 이동수단에서 데이터, 콘텐츠, 기술 등이 집결된 IT플랫폼으로 더욱 빠르게 변화해 나갈 것이다. 지난 CES 2022 행사에서 미국 GM은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플랫폼 혁신 기업으로의 전환 의지를 강조하였다.
모빌리티 기업의 메타버스 비즈니스 전략
모빌리티 기업은 메타버스 시대를 맞이하여 확장된 모빌리티의 개념을 정립하고, 현실과 가상 공간 사이의 연계성 강화를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그동안의 모빌리티가 주로 물리적 이동 수단에 국한되어 왔다면, 앞으로의 모빌리티는 커넥티드 카, 전기차, 자율주행차, UAM (도심항공모빌리티), 그리고 메타버스까지 맞물려 그 범위와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이다. 이에 기업은 우선 확장된 모빌리티의 개념과 범위, 그리고 변화하는 역할 및 새롭게 구성되는 생태계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나가야 한다.
메타버스 시대 모빌리티 기업은 또한 성공적인 메타버스 비즈니스를 위해 사용자 데이터 관리 및 활용 능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 메타버스 시대 차량이 점차 IT 플랫폼화 되면서 탑승자의 차량 내 체류하는 시간 및 다양한 소프트웨어 사용이 늘고, 모빌리티 기업은 주행 관련 데이터뿐만 아니라, 탑승자의 다양한 행동패턴, 취향 등이 반영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 접근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빌리티 기업은 높은 데이터 관리수준으로 소비자의 브랜드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사용자 맞춤형 편의와 재미를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 활용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한 예로 테슬라는 2019년부터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자동차 보험상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일반 자동차보험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개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된 보험으로 가격경쟁력을 얻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또한 최근 핀테크, 보험사, 통신사 등과 데이터 공유 관련 협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향후 모빌리티 기업이 마주하게 되는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선택하여 관리·활용할 수 있는 역량 강화를 통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