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금융 핀테크⑨-1] “핀테크” 새로워진 시장 현황

모바일, SNS,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금융 테크핀 서비스 제공 투자 집중과 M&A가 성장 요인 글로벌 핀테크 M&A의 빠른 확대 이유 국내 핀테크 산업의 성장세 이후 정체

2023-01-27     김맹근 기자
사진 : pixabay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자, 모바일 결제 시장이 팽창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 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핀테크는 기존 금융회사가 주체였다. 기존의 금융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IT 기술 기반의 금융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한 것이다. 이 시기까지의 핀테크를 전통적 핀테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이후 모바일, SNS,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해당 기술을 접목하여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IT회사가 생겨났다. 이 업체들의 핀테크를 그 이전의 전통적 핀테크와 구분하여 신흥 핀테크, 혹은 테크핀(TechFin)이라고 한다.

코스콤 리포트의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에 따르면, 최근 4~5년간 금융의 신산업이라 할 수 있는 핀테크가 급성장세에 있다. IT금융이라고도 할 핀테크 자체의 성장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사의 핀테크 활용 및 핀테크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그 결과 금융업에서 핀테크는 과거 금융의 변방에서 이제는 주류로 탈바꿈하고 있다.

시가총액으로 본 금융권 구조와 순위 변동이 단적인 예이다. 5년 전만 해도 금융권의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권은 중국 공상은행, 웰스파고, JP모건, 중국은행 등 은행권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톱5 중에서 은행은 JP모건과 크오브아메리카(BoA)뿐이고, 나머지는 대표적 핀테크라 할 수 있는 페이팔과 핀테크를 적극 활용·협력해서 핀테크 업체화(化)하고 있는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 집중과 M&A가 성장 요인

핀테크는 어떻게 단기간에 급성장하게 됐을까. 시장에서는 벤처캐피탈 및 사모펀드(PE)가 핀테크에 대규모로 투자한 점과 핀테크 업체 간 또는 기존 금융사의 핀테크 M&A의 두 가지를 그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핀테크 업체에 대한 글로벌 투자(VC·PE·M&A 포함)는 지난해 특히 급증해서 투자 건수가 5,684건으로 2020년 대비 51%, 투자금액도 2,101억 달러로 68% 증가했다.

투자가 가장 많았던 분야는 지급결제(517억 달러)로 이는 B2B 후불결제(BNPL), 임베디드뱅킹 및 오픈뱅킹 제휴 솔루션과 같은 분야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분야 투자(302억 달러)도 사상 최대로, 2020년 55억 달러에서 449% 급증했다.

특히 핀테크 업체의 M&A는 핀테크 시장의 급성장 요인 중 하나다. 관련 M&A는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고공행진이었다. 핀테크 M&A 규모는 2020년 758억 달러, 2021년 831억 달러로 늘었고 핀테크 분야에서의 크로스보더(Cross-border) M&A 거래액도 362억 달러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해서 M&A를 통한 해외 진출 추세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특히 핀테크 M&A는 M&A 주도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 금융업 전반의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단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지난 10년간(2011~2020년) 핀테크 M&A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2011년 16건에 불과했던 핀테크M&A가 2020년에는 178건으로 건수 기준 1,00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의 핀테크 M&A가 활발해서 10년간 총 383개를 인수했고 유럽 119건, 아시아·태평양 104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글로벌 핀테크 M&A의 빠른 확대 이유

M&A는 정보 공개가 제약적이고 인수 업체와 피인수 업체 간의 눈높이가 달라 성사율이 높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핀테크 M&A가 확대되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첫째, 금융권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충격으로 더욱 빠른 디지털화가 요구됨에 따라, 급격한 구조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점을 꼽는다. 구조를 빠르게 전환하려면 회사 내부의 인력양성이나 R&D 투자 등 오가닉(organic) 성장만으론 불가능하다.

M&A를 통한 외부 인력 및 조직의 투입 등 인오가닉(inorganic) 성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요즘처럼 기술 변화가 빠를 때는 자체 개발만으론 어림없다. 구글의 경우 알파고든 유튜브 든다 M&A했기 때문이다.

둘째, 기존 금융사들은 글로벌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금융의 디지털·모바일화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인력 및 조직이 취약한데, 강력한 디지털·모바일 경쟁력을 갖고 있는 빅테크와 맞닥뜨려야 하는게 현실이다. 앞서 봤듯이 5년 만에 글로벌 금융 톱 자리를 내준 글로벌 은행들의 반성이 이들의 핀테크 M&A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이다.

셋째, 금융의 성격이 플랫폼화되면서 과거와 다르게 다른 비금융서비스와 계속 융합·확대되고 있는 점도 핀테크 M&A를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예컨대 금융소비자의 만족도를 경쟁적으로 높이기 위해선 금융 뿐 아니라 금융소비자들의 생활상 중요하거나 재미 등 때문에 관심도가 높은 비금융서비스(게임, 통신, 의료헬스, 부동산 등)와의 융합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러한 비금융서비스를 기술적으로나 사업모델상으로 연결시켜주는 핀테크 M&A가 늘어나는 건 당연하다.

국내 핀테크 산업의 성장세 이후 정체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핀테크 산업은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2015~2020년 비교적 발 빠른 성장세를 보이다가 작년 들어 더딘 걸음이다. 주요국 핀테크 산업의 발전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2020년 18위에서 2021년 26위로 8계단이나 하락했다. 국내 핀테크 기업들의 매출(186개 기업 기준)도 2020년 4조 5,089억 원으로 1사당 평균 242억 원으로 낮은 수준이다.

최근 2년간(2020~2021년) 매출성장률도 10%로 낮은 편이고, 무엇보다도 신산업 성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유니콘 수가 핀테크 산업 통틀어 토스 한 개뿐이다. 이는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이 94개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너무 적다는 의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