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보호 대책 없는 ‘국내 암호화폐 시장’

고파이 투자금 상환중단과 위믹스의 상장폐지 가상거래소의 사각지대와 한국은행 규제검토

2022-12-26     이호선 기자
여야는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암호화폐 과세를 2년 유예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사진=pixabay)

[디지털비즈온 이호선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거래소는 주식거래소처럼 다양한 가상자산(virtual asset)을 거래하는 곳이다. 가상자산은 법정통화에 대한 것과 같은 중앙정부의 보호 및 보증등 통제가 없이 만들어진 곳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관련 법률이 제정되지 않아 명확한 규제 없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대다수의 외국 거래소들도 마찬가지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암호화폐의 거래 익명성을 악용한 탈세, 범죄이용, 유사수신 사기, 자금세탁 등 불법거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이외에도 사이버 침해사고와 내부인력에 의한 손실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한 손실이 거래소 이용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현실의 화폐 거래소와 크게 다른 점은 역시나 보안성과 신뢰성이 낮다라는 것을 볼수있다. 보안이 허술하여 툭하면 해킹 당해서 고객 개인정보나 가상화폐들이 털리는 건 비일비재 했다.

거래소 자체가 그냥 주인 맘대로 투기장 인지라 타이밍이 중요한 암호화폐 거래 중 내부 모니터링 한다고 입출금을 막아버리는 행위가 버젓이 나타난다.

◇고파이 투자금 상환중단과 위믹스의 상장폐지

국내 5대 원화마켓거래소 중 하나인 고팍스는 지난달 24일부터 암호화폐 예치 서비스인‘고파이’는 투자금 상환을 잠정 중단했다.

고팍스는 11월 21일 오후 5시27분께 거래소 공지사항을 통해 "(고파이) 고정형 상품의 만기 준수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고파이는 투자자가 암호화폐를 맡기고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었다. 고팍스는 투자자가 예치한 암호화폐를 미국의 코인 대출업체인 제네시스글로벌캐피털에 위탁해 그 운용 수익으로 이자를 지급해왔다.

제네시스글로벌캐피털이 최근 FTX에 자금을 넣어놨다가 발이 묶이는 바람에 고팍스에까지 불똥이 튄 것이다. 제네시스글로벌캐피털이 FTX 파산 이후 신규 대출 및 환매를 중단하면서 고파이도 연쇄적으로 지급이 불가능해졌다. 고파이 고정형 상품에 묶여 있는 투자자 원리금은 모두 32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위메이드가 직접 발행한 가상자산(암호화폐) 위믹스가 국내 가산자산 시장에서 퇴출됐다. 전날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는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지난달 25일 결정했다.

위믹스가 상장 폐지란 결론에 이르게 된 배경으로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에게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문제 등이 지목된다. 위믹스는 상폐 예고기간을 거친 뒤 12월 8일 국내 5대 거래소에서 거래 종료되었다.

◇국내 역대급 루나 사태

2022년 5월 개발자 권도형과 신현성이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암호화폐 테라USD(UST)와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자매 코인인 루나(LUNA)가 대폭락한 사건이다.

루나처럼 시가총액 5위 이내에 개당 10만원에 달하는 메이저 코인이 한순간에 개당 1원도 되지 않는 수준까지 극단적으로 붕괴되었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루나는 지난 5월 15일 오후 3시 현재 개당 0.0003달러(약 0.39원)에 거래되고 있다. 4월 까지만 해도 116달러를 넘던 시세가 수십만분의 1토막 난 것이다.

루나 시가총액이 지난달 52조7000억원에서 이날 3조8000억원으로 고꾸라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 피해액은 5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FTX 파산

2022년 11월, 미국의 샘 뱅크먼프리드가 창업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한 사건이며 금융사기 사건이다. 암호화폐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사기이며 암호화폐 시장 전체를 침체에 빠뜨렸다.

자금 부족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가운데, 파산된 FTX는 한화로 회사 부채가 최대 66조 2천억원이며, 가상화폐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신청을 하였다. 싱가포르의 대표 국부펀드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국부펀드 중 하나인 테마섹이 2021년부터 투자한 금액 약 3억달러를 전부 손실봤다고 발표했다.

◇가상거래소의 사각지대와 한국은행 규제검토

가상자산거래소의 규제 필요성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며, 최근 테라·루나 사태로 가상자산 관련 법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11월 11일 FTX 사태12와 같이 현재 가상자산거래소들이 보여주는 낮은 신뢰성과 투명성, 고객확인제도(KYC)의 복잡성 등은 소비자의 주요한 불만 사항으로 이를 해소할 수 있다면 또 다른 기회로 작용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암호화폐 과세를 2년 유예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암호화폐 과세 유예는 올해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 위믹스 상장폐지 등 불안한 암호화폐 시장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와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반발한 것도 한몫했다.

한국은행은 12월 22일 ‘금융안정보고서’에서는 2022년 11월말 기준 국내 암호자산시장의 시가총액은 금융정보분석원 발표자료와 글로벌 암호자산 규모 증감을 고려할 때 전년말 대비 약 60% 감소한 약 22~23조원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암호자산시장이 상당한 기간동안 규제 테두리 밖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급속하게 성장해 온 만큼, 이들 모두를 포괄하는 일관성 있는 규제체계를 완성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