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헬스케어㉕] “디지털 헬스케어”… 부상과 동향
세상 변화의 혁신 패러다임 빅테크, 친환경, 바이오·헬스케어 세가지 5G 통신망 구축으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확산 원격 의료에서 진찰과 검사 기기는 매우 중요 비대면 헬스케어 서비스의 편리함과 유용성 경험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돈, 명예 그 무엇도 아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병든 부자(富者)가 평범한 거지를 부러워한다는 말이 있다. 모든 부귀영화는 인간의 생명이 지속된다는 기본 전제하에 존재하 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을 둘러싼 활동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 귀결되어 있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 패러다임으로 빅테크, 친환경, 바이오·헬스케어의 세가지가 언급된다. 이 세 가지는 결국 인간을 편하게(빅테크), 건강하게(친환경), 오래(바이오·헬스케어) 살게 하기 위한 수단들이다. 이 중 바이오·헬스 케어 시장은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기초분야이기 때문에, 다른 산업과 달리 시장경제 논리보다는 정치적· 사회적 가치관에 따라 발전해 왔다.
IT 기술
발달 COVID-19 유행 직전인 2020년 초 개최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5대 키워드 중 첫번째는 ‘디지털 치료’였는데, 개최 기간 동안 헬스케어 기술을 소개한 기업은 500여 곳에 달했고,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를 주제로 참가한 기업은 전년보다 20% 증가한 76개였다.
스스로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 가상·증강현실(VR·AR)을 접목한 의료기기 등 다양한 제품들이 선보였다. 미래 기술 전시회인 CES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주목받은 이유는 고령화 시대에 헬스케어 효율화가 각국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5G 통신망 구축으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5G 상용화는 IoT를 활용한 실시간 건강상태 확인, 원격의료 및 로봇을 이용한 원격 수술, 클라우드 기반의 의료 시스템 등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을 통해 헬스케어는 사후 치료에 중점을 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질병 사전 예방 위주로 서비스 체계가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기술 사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
원격의료에서 진찰과 검사 기기는 매우 중요하며, 또한 축적된 데이터의 분석 및 활용 능력에 따라 제공하는 의료서비스 의 형태가 결정될 수 있다. 우선, 환자가 자유로운 공간에서 의료진에게 진찰받을 수 있도록 연결성이 뛰어난 진찰 기기의 개발이 필요하고, 환자의 일상적 데이터의 획득뿐 아니라 이를 기존 진료 데이터와 통합하고 분석하는 자동화된 통합·분석기술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러한 신기술을 활용한 원격의료는 기존의 의료진과 환자 간의 의사소통, 의료 서비스의 제공 방식 등에 변화를 수반하게 되고, 결국 기존 의료종사자의 역할과 필요성을 변화시킬 것이므로, 신기술 적용 단계에서부터 신중한 고려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COVID-19 팬데믹
인류를 위협했던 전염병의 역사 속에서 특히 그 영향력이 큰 전염병들이 몇가지 있다. 페스트를 비롯하여 장티푸스, 천연두 그리고 독감이다. 페스트는 로마제국을 강타해서 도시 인구의 35%를 죽음으로 몰아넣으며 제국의 몰락을 가져왔고, 이후 14세기 중반 유럽을 다시 강타하여 불과 4∼5년 사이에 전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며, 중세 봉건시대가 종식되는 결과를 낳았다. 20세기에는 스페인독감의 대유행으로 5천만명이 사망하였는데, 이는 1차 세계대전을 종결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20세기 의학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1980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이하 WHO)가 ‘천연 두 종식’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인류는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2003년 사스 (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를 시작으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에 이어 최근 COVID-19까지 21세기 들어 서도 인류를 위협하는 대규모 전염병 발생이 줄을 잇고 있다. 2019년 시작된 COVID-19 바이러스는 불과 2년반 만에 전 세계 인구의 7%에 해당하는 5억6천만명을 감염시키며 일상을 마비시켰다.
IT 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헬스케어 산업의 특성상 디지털 기술의 도입은 제도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COVID-19의 대유행은 디지털 헬스케어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 기간에 인류는 원격의료, 의약품 배송, 가정 내 건강관리 등 비대면 헬스케어 서비스의 편리함과 유용성을 경험하게 되었고, 이는 향후 포스트 COVID-19 시대의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WHO는 ‘21세기는 전염병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감염병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상을 몰살시킨 ‘페스트의 재앙’이 21세기에 재현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전염병의 위협에 향후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할 영역은 의료와 건강 관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