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빅데이터 '인해 전술 전략’ 담긴 의미는
2025년 중국 빅데이터 총량, 전 세계 28% 차지 20여 기관·46개 산단·102개 플랫폼의 ‘빅데이터 대국’으로 중국, 개인정보 통제뿐 아니라 자국 빅데이터 통제 강화
[디지털비즈온 이호선 기자] “빅테이터가 새로운 원유라면 중국은 새로운 사우디아라비아와 같다” 구글 차이나 대표를 지낸 리카이푸(kai-fu lee)가 언급했다. 이는 데이터 경제분야에서 중국이 가진 잠재력을 잘 표현한 내용이다.
중국정부의 2020년 빅데이터시장은 27.6%의 증가율을 기록하여, 전체 규모가 405억 7천만 위안(약 7조 79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관영 매체 인민망이 밝혔다.
중국 과기일보에 따르면, 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CCID) 산하 전문 컨설팅 회사 CCID컨설팅이 발표한 ‘2020~2021년 중국 정부 빅데이터 시장 연구 보고서’는 이에 대해 중국 정부의 데이터량 증가, 데이터 공유 개방수준 향상, 데이터 응용 환경 다원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이 융합하면서 정부의 의사결정과 서비스 능력 향상을 강력하게 뒷받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중국의 빅데이터 시장 트렌드와 시사점’에 따르면 중국의 빅데이터 총량은 2018년 년에는 7.6제타바이트(ZB)로 이는 고화질 영화 2GB에 해당하는 약 3조 8,000억개의 테이터 양으로, 2025년에는 48.6ZB에 달하면서 전 세계 빅데이터의 28%로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서 발간한 ‘중국의 빅데이터 기술동향’에 의하면 ’14차 5개년 규획 및 2035년 비전 목표 강령(中华人民共和国国民经济和社会发展第十四个五年规划和2035年远景目标纲要)’(’21.3.)을 통해 빅데이터가 더 이상 단순한 신흥 산업이 아닌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모든 분야의 신규 자원이자 원동력임을 명시하고 있다.
중국의 빅데이터 산업은 크게 융합응용, 데이터 서비스, 인프라 분야로 구분되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터 산업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금융, 마케팅,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 융합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빅데이터 거래 등 데이터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자료에서는, 현재 빅데이터관리국 등 20여 개의 성급 빅데이터 관리 행정기관과 세제 및 투자유치 등 혜택을 제공하는 46곳의 빅데이터 산업단지가 설립돼 있다.
주요 14개시에는 각종 분야의 데이터 판매와 구입이 가능한 빅데이터 거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일부 포함해 전국적으로 102개 지역급 행정데이터 개방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빅데이터의 실제 활용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는 빅데이터를 식품·의약품 관리 감독, 도시 치안과 범죄수사, 행정 데이터 정리·분석을 통한 업무 효율성 제고 등으로 활용하는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치안, 즉 공안(公安) 부분이다.
제조기업에서는 기업의 클라우드화, 스마트 공장, 프로세스 개선 등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금융 분야에서는 개인신용 평가, 자금 및 리스크 관리 등으로 활용된다. 의료 분야에서는 의약품 개발 및 부작용 예측, 공공위생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 분야 모두 2016년 이후 2021년까지 연평균 20% 이상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구이양 빅데이터 거래소 등 중국의 주요 빅데이터 거래 플랫폼은 대부분 정부에서 주도하는 곳이다. 다만 빅데이터의 발굴·수집, 시장화, 인프라 구축 등에 선두적인 역할을 하는 민간기업도 많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의 대표적인 4개 플랫폼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융합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알리바바는 3년 동안 비공개 프로젝트로 진행된 ‘빅데이터 기반 코뿔소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공개했고, 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닝보과학유한공사’ 등 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텐센트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IT기술 인프라에 5년간 5000억 위안(약 86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고, 빅데이터센터 신규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이들 거대기업의 투자는 빅데이터 융합산업의 저변을 크게 넓히고 있다. 이를테면 텐센트의 투자를 받은 라오바이싱(老百姓)은 중국의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명 약품체인점으로, 코로나19 이후 O2O 약품 구매 플랫폼을 출시해 온라인 병원과의 제휴를 통한 처방약 배송 모델을 구축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최근 중국 빅데이터 시장 트렌드는 ▷‘빅데이터+’ 융합 발전 가속화 ▷신유통 결합 본격화 ▷데이터 보호·표준규범 수립”이라면서 “중국이 자국 데이터 통제와 중국 중심의 표준규범 수립에 박차를 가하면서 중국 시장 확대를 도모하는 해외기업에 제동을 걸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 되어있다.
중국은 올해 7월 자국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해외 기관 등을 모두 대상으로 하는 ‘데이터 보안법 초안‘을 발표해 공개 의견수렴 중이다.
이 초안에 따르면 온라인 데이터 처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경영업무 허가증 또는 등록증을 반드시 취득해야한다고 규정하는 등 사실상 국·내외 서비스 기업에 대한 데이터 시장진입 장벽을 높이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한편 kiep 정책연구 브리핑에서는, 한국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디지털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서 중국과 같이 디지털 전환에 대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추진이 필요하고,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략을 수립하고, 분산된 부처에서 담당하던 디지털 전환 업무를 통합하고 추진 할 수 있는 전담 부처인 ‘디지털부’ 신설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