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메타버스64] “메타노믹스”… 우리 곁에 다가왔다

메타버스의 대중화로 메타노믹스가 등장 메타노믹스는 메타버스의 메타(meta)와 이코노믹스의 노믹스(nomics)를 결합한 합성어 메타노믹스는 경제 혹은 경제 체계의 의미를 모두 가지는 것

2022-10-15     김맹근 기자
사진 : pixabay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1992년 등장했던 메타버스(metaverse)가 2021년부터 세상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타버스는 궁극적으로 인터넷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전자상거래(e-Commerce)가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었다. 닷컴버블이 꺼지면서 많은 전자상거래 기업이 파산했으나 구글과 페이스북, 네이버와 카카오와 같은 디지털 기업이 등장했다.

인터넷이 새로운 유형의 기업을 등장하게 했듯이, 메타버스는 완전히 새로운 기업을 등장하게 하고 새로운 경제 체계를 만들어 낼 것이다. 이를 메타노믹스(metanomics)라 부를 수 있다. 메타버스의 대중화로 메타노믹스가 등장할 것이고 이는 21세기 전반기에 경제 시스템의 지각을 변경시킬 것이다.

메타노믹스는 메타버스의 메타(meta)와 이코노믹스의 노믹스(nomics)를 결합한 합성어다. 메타버스 속의 경제, 메타버스를 이용한 경제 체계 혹은 사이버 공간 속의 경제에 대한 연구를 의미한다.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매튜 볼(Mathew Ball)은 메타버스를 분석하면서 그 요건 중 하나로 ‘완전히 작동하는 경제 시스템’을 들었다. 실감 기술이 성숙하면 사이버 공간인 메타버스는 물리적인 현실세계와 융합할 것이며,5) 동시에 가상의 메타버스 공간에서 독자적 세계와 문화를 형성할 것이다.

메타노믹스는 현실공간에서 제조업과 마케팅까지, 가상공간에서 엔터테인먼트와 다중정체성의 일반화까지, 현실과 가상의 융합에서 교육과 여행까지 확장될 것이다. 메타버스가 성숙함에 따라 메타노믹스의 경제 규모는 커질 것이다. 참고로 이 글에서 메타노믹스는 경제 혹은 경제 체계의 의미를 모두 가지는 것으로 썼다. 블룸필드(Bloomfield)의 메타노믹스가 경제적 연구로 그 의미를 국한했으나, 경제 혹은 경제 체제로 그 의미를 확대해도 무방하다.

인류가 에너지 문제를 극복하지 않는 한 메타노믹스의 성장에 한계가 있기는 할 것이다. 인류의 연간 사용 에너지량과 세계 총생산(World Gross Production)은 매우 강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를 운영하고 유지하는 데도 상당한 전력이 사용될 것이다. 따라서 메타노믹스 경제 규모가 관련 기술 성숙도와 시장 확장으로만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인터넷으로 인한 경제지형 변화보다는 더욱 큰 지각변동을 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인터넷이 데이터, 정보 및 지식의 생산, 유통 및 활용 등에 영향을 미쳤다면 메타버스는 여기에 더해 인류의 체득과 경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오래된 상상력이다.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메타버스는 과학적 상상력에만 머물러 있었다. 2022년 현재도 닐 스티븐슨(Niel Stephenson)이 그의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상상한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데는 메타버스 기술 생태계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다. 메타노믹스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메타노믹스의 과거, 현재 및 미래를 둘러볼 필요가 있다. 현재 및 미래는 단.중.장기의 3개 시계(時界)로 나누어 미래변화를 전망하고 이끌어 내야 한다.

메타버스는 새로운 혁신의 중심점이 될 것이다. 메타버스와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은 범용기술에 해당한다. PwC가 2030년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이 만들어 낼 부가가치가 1.5조 달러에 달한다고 했다. 메타버스가 성숙하면 메타노믹스의 규모는 이를 몇 배 상회할 것이다.

메타버스는 지구 생태계와의 공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원격 근무·교육·진료는 출퇴근 등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를 줄일 것이다. 이로 인해 에너지 소비 집약적 대도시에서 거주할 필요는 줄어들고, 도시 구조는 변화할 것이며, 에너지 소비도 줄 것이다. 메타버스를 구동하기 위한 전력이 적지 않을 것이나, 에너지 효율적 메타버스 기기가 등장하고, 메타버스를 운영하기 위한 클라우드 시스템도 에너지 효율화가 진행될 것이다.

메타버스는 디지털 숙의 민주주의를 대중화하고 상시화하는 기술적 수단이 될 것이다. 도시 구조의 변화에 따라, 지역 공동체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다. 메타버스 속에서의 글로벌 공동체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 메타버스 속에서의 체험교육은 내적 성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실감형 게임과 영화를 통해 다양한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기술이 아니라 스스로의 내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할 수도 있다.

메타노믹스는 우리에게 다양한 길을 제시한다. 미래는 가능성으로 열려 있다. 메타노믹스는 예측(forecast)의 대상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열려 있는 대화와 설계(foresight)의 대상이다. 메타버스는 현재의 논의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논의이며, 메타노믹스에 대한 논의는 이미 정해진 길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걸어가야 하는 길을 개척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정부, 기업, 창업가와 사회 설계자 및 정책 혁신가가 메타노믹스에 대해 실천적대화와 전망을 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