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대명사 “니콘과 캐논”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2022-09-29     이호선 기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공정 장비 이미지.(사진=ASML)

[디지털비즈온 이호선 기자] 네덜란드 기업에서 가장 큰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ASML’은 반도체 제조용 ‘광학 노광 공정 장치’를 만드는 네덜란드 굴지의 다국적 기업이다. 이 분야에서는 한때 니콘과 캐논이 대부분의 점유율을 갖고 있었지만, 현재는 그 일부에서 두 회사 모두 철수하고 있다.-by 노구치 유키오 명예 교수

이치바시 대학 ‘노구치 유키오’ 명예 교수는 “두회사는 모두 카메라 라는 소비재에 주력해 버렸다. 그렇지 않았으면 세계는 바뀌었을 것이다” 라고 일본 온라인 매체 ‘PRESIDENT’에 기고문을 실었다.

민족과 기업은 달라도 장인정신이 깃들여, 똑똑하고 알찬 효자 제품을 만들어 출시하면 기업은 성장했다. 반면에 핀란드의 대표적인 기업 노키아는 1871년 설립해서 파란만장한 역사가 있었다. 독일의 카메라 대명사인 롤라이와 핫셀블라드, 미국의 코닥 기업도 역사 속으로 스며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4차산업혁명은 전 세계적으로 급변하게 변모하고 있다. 본지는 ‘노구치 유키오’ 명예 교수의 기고문을 정리하여 조명해본다.

기고문에서 노구치 교수는 “ASML은 역사가 긴 기업이 아닙니다. 설립된 것은 1984년이며, 필립스의 일부 사업부와 ASM International이 출자하는 합작회사로 설립 됐다면서, 필립스의 쓰레기장 옆에 세운 조립식으로 31명이 시작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2642억2000만 달러이며, 세계 시가총액 랭킹 32위, 29위 도요타 자동차와 거의 비숫하며, 시가총액은 도요타자동차 2742억5000만달러와 거의 같다.” 고 설명했다.

“세계 제678위의 필립스(293억5000만 달러)의 10배 가까이 ASML의 2020년 매출액은 160억 달러(한화 약 22조 9000억 원), 이익은 46억3000만 달러(한화 약 6조 7000억 원)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에는 매출이 2313억2000만 달러, 이익은 169억9000만달러다.” “매출에 대한 이익의 비율은 ASML이 훨씬 높다. 종업원수는 2020년 기준 2만8000명으로, 도요타 자동차 370,000 명 대비 불과 7. 6% 이다.” 고 언급했다.

◇반도체 노광 장치는 원래 일본의 특기 분야였다.

기고문에서 노구치 교수는 "니콘이 1980년에 처음으로 국산화해, 90년에는 점유율이 세계 제일이 되었다. 캐논도 참가해 95년경까지 니콘과 캐논으로 세계의 70~75% 점유율을 차지했다."

ASML의 최초 제품도 반도체 노광장치였다. 이 시대 캐논이나 니콘은 쓰레기 버려진 장소에 탄생한 회사 등 치아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니콘 캐논의 점유율은 1990년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반면 90년에는 10%에 미치지 못했던 ASML의 점유율은 95년에는 14%로 상승했고, 2000년에는 30%가 되었다. 10년경에는 ASML의 점유율이 약 80%, 니콘은 약 20%로 역전했다. 그리고 캐논은 EUV 노광 장치 분야에서 철수했다. 니콘도 2010년대 초에 EUV 노광장치 개발에서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ASML과 니콘, 캐논의 차이는 ?

노구치 교수는 기고문에서 “ASML은 핵심 부품을 외주화 했다면서, 투영 렌즈와 조명계는 칼자이스에, 제어 스테이지는 필립스에 외주했다. 자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은 소프트웨어뿐이다. 제조 기계인데 왜 소프트웨어가 필요한가? 반도체 노광장치는 ‘사상 가장 정밀한 장치’로 불릴 정도로 복잡한 기계로 안정된 렌즈 수차와 고정밀 렌즈 제어가 중요하다. 장치로 완성하려면 고도로 시스템화된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이다.”

“이에 반해 니콘은 렌즈는 물론, 제어 스테이지, 바디, 한층 더 소프트웨어까지 자사에서 생산했다. 외부에서 조달한 것은 광원뿐이다. 이처럼 대부분을 자체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과거의 구조에 대한 고집이라는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구치 교수는 “ASML은 제조업체가 아닌 구매자이기 때문에 품질 평가가 객관적이라고 했다. 또, 많은 기술을 타사에 의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타사와 신뢰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고객인 TSMC나 삼성, 인텔 등과 연계해 기술과 지식이 축적됐다.” “그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에 비해 기술력이 높은 니콘은 타사와 협업한다는 의식이 낮았다. 그것이 개발 속도를 저하시켜 개발 비용 부담 증가를 초래했다.” 고 지적했다.

노구치 교수는 “일본 기업 패퇴의 원인은 위에서 언급했던 자사주의 뿐이 아니다. 또 하나는 비즈니스 모델 선택의 잘못이다. 즉 카메라라는 소비재에 주력한 것이다. 만약 2000년대 초에 캐논이나 니콘이 디지털 카메라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제조 장치에 주력했다면 세계는 크게 바뀌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ASML (ASML Holding N.V.)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의 노광장비 기업으로 필립스와 ASMI의 합작으로 설립되었다. 2021년 기준 노광장비 시장에서 91%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특히, n나노대의 반도체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가 필수적인데 이 장비를 제작할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 ASML 한 곳뿐이다. 이 모델은 1대당 3000억이 족히 넘는 초고가 장비이고 공급량도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ASML은 소위 슈퍼 을 기업이라고 불린다.

한편으로는 이런 거액을 지불할 여력이 되는 반도체 기업이 전 세계에 삼성전자, TSMC, 인텔를 포함해서 한 손으로 꼽을 정도라 고객사 또한 매우 제한적이다. 덕분에 TSMC나 삼성 등이 신규 공장 증설 등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때마다 주가가 오르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노광장비 시장에서 주요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기업들로는 캐논과 니콘이 있다. 2019년 시점에서 캐논은 NIL(나노 임프린트 리소그래피) 방식의 초미세공법을 개발 중이다. 니콘은 위에 나온 멀티플 패터닝 장비를 출하하는데 주 고객사였던 TSMC, 인텔이 점점 EUV로 갈아타는 추세다. 기타 반도체장비 업체로는 AMAT과 도쿄 일렉트론, 그리고 램리서치, KLA 텐코 등이 있다.

◇노구치 유키오(のぐち・ゆきお) 명예 교수

노구치 유키오 교수는 1940년 도쿄 출생으로 63년 도쿄 대학 공학부 졸업, 64년 대장성 입성, 72년 에일 대학 Ph.D.(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 이치바시 대학 교수, 도쿄 대학 교수, 스탠포드 대학 객원 교수, 와세다 대학 대학원 파이낸스 연구과 교수, 와세다 대학 비즈니스·파이낸스 연구 센터 고문을 역임했다. 지금은 이치바시 대학 명예 교수로 있다.

노구치 유키오(81) 이치바시 대학 명예 교수(사진=PR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