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디지털 기술” 생산성의 변화와 플랫폼 노동

스마트공장 중소기업의 경우 프로세스가 표준화, 합리화 부족 플랫폼 노동이 기존 사업모델 대체

2022-09-12     김맹근 기자
사진 : pixabay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업무와 공정의 자동화는 상당한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업종별, 기업 규모별로 불균등하게 진행되며, 디지털 기술을 중소 기업들이 채택하고 활용하는 데 점진적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일본의 경우 디지털 기술을 제조업의 공정이나 활동에 활용하고 있는 곳이 49%에 불과하며,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그렇다면 기업들, 특히 제조기업들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데이터의 부재로 일본조사를 인용해 보면, 제조업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노동자들의 작업부담 경감, 생산상태의 안정성 확보, 노동시간 단축, 개발제조 등의 리드타임 단축, 재고관리 효율화, 작업의 용이성 개선, 불량률 개선 등이다. 일본 제조기업의 경우 디지털 기술을 자신들의 요구에 맞도록, 현장에 적합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디지털 기술을 제조업에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트공장이다. 스마트공장은 제조혁신을 위한 것으로 제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첨단 지능형 ICT 기술로 통합해, 최소 비용과 시간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상태를 말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적 지원 속에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이 생산 공정에 집중하여 생산관리시스템(MES)이나 전사적 자원관리(ERP) 중심의 스마트제조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2015~2020년 동안 정부의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한 3,611개 중소·중견기업의 평균 스마트제조 구축 수준은 전체 5단계에서 1.21단계라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스마트공장의 활용도는 중소기업의 경우 각종 프로세스가 표준화, 합리화가 되어 있지 않아서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스마트제조 시스템은 생산성 개선, 재고량 및 불량률 감소, 제조원가 하락, 리드타임 단축 등 공정개선과 공정혁신까지도 이끌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 노동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사업을 하는 플랫폼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플랫폼은 알고리즘 방식으로 거래를 조율하고 매개하는 디지털 네트워크를 말한다. 디지털 플 랫폼은 계속 진화하는 중이다. 디지털 플랫폼은 ①개별 이용자 대상 서비스 제공 플랫폼, ②노동 매개 플랫폼, ③거래 중개와 촉진 플랫폼, ④노동 매개와 서비스 제공의 하이브리드 플랫폼 등이 있다. 이들 디지털 플랫폼 가운데 알고리즘으로 노동을 매개하여 사업하는 플랫폼이 디지털 노동 플랫폼이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노동 플랫폼 수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배달, 택시, 하이브리드, 웹 기반 플랫폼들이 중심이 되어 다섯 배 성장했다. 지역 기반플랫폼은 2010년 142개에서 2021년 1월 777개로 다섯 배 늘었다. 이 중 배달서비스 플랫폼이 383개로 가장 많고, 웹 기반 서비스 플랫폼이 283개(프리랜스 플랫폼이 181개, 작은 일거리(Microtask) 플랫폼이 46개 등), 택시 서비스가 106개 등이다.

이런 플랫폼을 매개로 하여 일하는 사람들을 플랫폼 노동자라고 한다. 디지털 노동 플랫폼 기업들은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고객·기업의 구인(일거리) 수요와 노동자의 구직 수요의 정교한 매칭능력을 바탕으로 상시 지속적인 일거리만이 아니라, 작은 일회적인 일거리도 개발하여 이를 단기계약으로 연결한다.

플랫폼 노동은 그동안 고용계약(일정 기간 혹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에 비해 계약의 지속성 약화와 단기화, 노동력 사용기업과 계약노동자 간의 상호의무, 특히 기업의 노동자에 대한 의무가 약화된다는 특징이 있다. 계약이 단기화(1회 계약 포함), 시간제화, 다양화(프리랜서, 종속적 자영업자화), 파편화되면서 새로운 비표준적인 노동제도가 만들어진다.

플랫폼 노동이 기존 사업모델을 대체하거나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면서 빠르게 확산해 기존 노동 질서를 바꾸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은 플랫폼 노동을 이용하면서 수익은 전유하고 비용은 외부화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플랫폼 노동의 확대에 따라 전일제 정규직의 표준적 고용관계가 약화되면서 소득과 일자리의 불안정성, 노동조건의 악화, 사회적 보호의 배제, 결사의 자유 기회 부재 등과 같은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