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디지털 전환”… 기술이 지닌 잠재성과 영향
노동시장 디지털 기술이 지닌 잠재성 디지털 전환이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인공지능, 빅데이터, 디지털플랫폼 등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일하는 방식과 고용 형태를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10년 이내 노동의 소멸은 아니더라도 중단기적으로는 인공지능-빅데이터 기반 자동화가 일자리 양극화와 취약계층 일자리의 질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디지털 전환의 기술혁신은 정부의 정책 선택, 그리고 글로벌화와 금융화, 저출산·고령화 등 기업과 산업 환경 변화, 이와 관련된 노동자와 소비자의 노동 공급 및 소비 행동, 노사관계의 변화, 그리고 고용과 사회 보호 제도를 비롯한 정부의 정책 선택, 시민의 행동 양식의 변화 등과 맞물려 노동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노동시장 디지털 기술이 지닌 잠재성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정보통신기술(ICT), 인터넷, 스마트폰, AI,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으로 진화하면서 각 산업의 가치사슬과 생태계, 상업적 거래와 계약, 인간의 노동과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어 왔다. 디지털 기술 분야에는 현재에도 여전히 신기술이 등장·확산·진화하고 있어서 어디까지 진전될지 알 수 없다.
디지털 기술의 빠른 확산이 노동에 주는 영향은 이미 막대하지만, 아직 그 영향이 온전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다. 이는 디지털 기술이 각 산업에 확산되어 새로운 사업모델을 낳고 중소기업, 자영업자, 가정, 개인에게까지 퍼져 충분히 활용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이다.
독일과 같은 나라에서는 디지털 전환 속의 산업과 노동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사정 전문가들이 공동 노력으로 인더스트리 4.0과 노동 4.0을 만들었다. 독일 대기업들조차도 고립분산적이고 각개 약진하는 경우 미국, 중국에 비해 기술적으로 불리하다 판단하고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독일의 예는 디지털 기술이라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할 능력이 없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개인들에게 중요한 이정표를 제공한 셈이다.
코로나19로 이동 금지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제된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에 기반하여 온라인 상거래, 배달 서비스, 재택근무가 확산되었다. 이에 따라 각종 산업의 가치사슬 재편성, 거래비용 최소화와 거래관계 변화, 온라인 거래 폭증 속에서 플랫폼 노동이 크게 늘어났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고용과 노동에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디지털 전환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특히 고용의 양과 질 및 숙련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것이다. 다음으로 생산공정에 가져온 변화도 짚어 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플랫폼 경제와 노동의 확산이 가져온 고용관계의 변화 및 재택근무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
디지털 전환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그 정도가 완전히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현재까지 나타난 결과만 보더라도 상당하다. 디지털 기술의 확산에 따라 자동화의 정도는 산업과 업종별로 그리고 나라별로 크게 다를 수밖에 없으나, 전체 직무 중 약 14%의 직무가 완전 자동화되고 32% 의 직무가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직무는 유지되지만, 수행하는 일의 내용과 숙련 수준 등이 크게 변화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보급으로 생산성 증가와 기술에 의한 노동력 대체, 그리고 저임금국가로의 산업체 이전 때문에 고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에 따라 기술 진보가 생산성 증가와 그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수요를 늘리면서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2000년대에는 신기술에 의한 생산성 증가가 노동의 분배 몫을 줄였지만, 현재는 고용을 늘리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확산되어 온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주요 국가들에서 고용률이 상승하여 OECD 회원국 평균 고용률이 10%p가 올랐다. 디지털 전환 속에 일자리의 자동화에 의한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