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사회”… 풀어야 할 노동 이슈

코로나19 팬데믹은 전세계에서 5억개의 일자리 감소 미국과 유럽은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비율이 각각 42%, 33%였지만, 개발도상국인 브라질은 13% 디지털 전환이 재택 근무가 가능한 좋은 일자리만 만든 것은 아니다 디지털 시대의 노동제도를 모색 필요

2022-09-03     김맹근 기자
사진 : pixabay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2021년에 일과 노동에서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요인은 코로나19였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인공지능과 로봇 등의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의하여 5년 내 일자리 50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여 충격을 줬던 적이 있다. 당시는 전망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전세계에서 5억개의 일자리를 감소시켰다고 세계노동기구(ILO)는 밝혔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모든 일자리에 동등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미국 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불 평등이 더욱 심화돼 노동 4계급이 출현했다고 진단했다.

1계급은 비대면 재택근무로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은 사무직 및 전문직 근로자, 2계급은 보건, 물류, 마트 직원 등 생존과 관련된 필수노동 종사자, 3계급은 소득상실 또는 실업을 겪은 비정규직 등 불안정 노동자, 마지막으로 4계 급은 노숙인이나 난민 등 공공 영역에서 완전히 배제되고 잊힌 사람들이 있다. 코로나19가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것 이 아니고 더 강화시켰다.

가장 적게 영향을 받은 일자리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 자리였다. 특히 선진국일수록 재택근무로 전환한 일자리 가 많았다. 미국과 유럽은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비율이 각각 42%, 33%였지만, 개발도상국인 브라질은 13%에 그쳤다. 소득별 재택근무 가능 직종 노동자 비율 추정치도 저소득국(12%)과 중소득국(16%)은 평균치(18%)를 밑돌 았지만, 고소득국은 2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재택근무라는 것이 사무실이나 작업장이 아닌 집이나 기타의 장소에서 원격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디지털 기술과 디지털 방식의 업무이다. 또한 디지털 방식으로 업무를 하는 디지털 비즈니스는 호황으로 전반적으로 인력을 감소하는 상황에서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앞으로 많은 업무가 사무실과 재택의 구분 없이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보는 하이브리드워크로 전환될 것 이고, 업무 장소에 대한 근무자의 자기 선택권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사무실 공간은 개별적 업무의 공 간이 아닌 협업과 회의, 온라인 컨퍼런스 스튜디오, 브레인스토밍 장소 등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환이 재택근무가 가능한 좋은 일자리만 만든 것은 아니다. 디지털 전환, 특히 온라인 쇼핑의 폭증은 물류, 배달의 폭증으로 이어져 정규직이 아닌 다양한 방식의 고용이나 사업관계를 맺은 배달 라이더와 같은 플랫폼 노동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켰다.

특수고용직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자와 같은 노동을 하면서도 신분은 노동자가 아닌 플랫폼 노동자들은 고용보험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4대보험 등 사회보장 혜택을 못 받는 열악한 처우가 문제가 되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사회보장 제도의 개편 방향은 고용보험의 대상을 자영업을 포함하여 모든 노무 제공자에게 까지 확대하겠다는 전국민 고용보험, 성인 국민이면 누구나 동일한 금액의 소득을 국가에서 지급하겠다는 기본소득, 피고용자라는 지위기준에서 사회보장 제도의 자격여부를 판단하는 것에서 용역 서비스 등을 포함하여 근로소득(자산소득 제외)을 얻는 사람이면 사회보장 자격을 인정 하는 소득보험제도 등 다양하다.

플랫폼 노동 등 특고 노동자들의 사회보장 확대, 재택근무 등 유연한 노동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지원하는 방안, 새로운 사회보장 제도(소득보험, 기본소득, 전국민 고용보험)로의 전환 모색, 노동법 개정 등 다양한 이슈가 다시 부각되고 근본적으로 다른 디지털 시대의 노동제도를 모색하는 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