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꼭 필요한 ‘양자컴퓨팅’ 리스크와 핵심가치는

WEF, 양자 컴퓨팅 거버넌스 원칙 보고서 발표

2022-09-02     이호선 기자
2019년 구글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에서 1만년 걸리는 계산을 양자컴퓨터에서 200초에 실행했다고 발표했다. (사진=Google의 시카모어 양자 컴퓨터. 로코 세슬린/구글)

[디지털비즈온 이호선 기자] 세계경제포럼(WEF)은 양자 컴퓨팅 기술의 기회와 리스크를 평가하고 관리할 거버넌스 원칙을 2022년 1월에 처음으로 제시했다.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는 얽힘(entanglement)이나 중첩(superposition) 같은 양자역학적인 현상을 활용하여 자료를 처리하는 계산 기계이다. 그러한 방법을 '양자 컴퓨팅'(quantum computing)이라고도 한다.

컴퓨터에서 자료의 양은 비트로 측정된다. 양자 컴퓨터에서 자료의 양은 큐비트로 측정된다. 양자 계산의 기본적인 원칙은 입자의 양자적 특성이 자료를 나타내고 구조화할 수 있다는 것과 양자적 메카니즘이 고안되어 이러한 자료들에 대한 연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에 기인한다.

기존 컴퓨터는 0 또는 1이라는 이진법으로 연산하지만, 양자 컴퓨터에선 0과 1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어 연산 속도가 극대화된다.

가령, 구글이 지난 2019년 공개한 53큐비트(양자 컴퓨터 성능 단위) 양자 컴퓨터 시커모어는 기존 최고 성능의 수퍼 컴퓨터가 1만년 걸릴 과제를 약 200초면 풀 수 있다.

전자 지갑에 있는 가상화폐를 해킹하는 데 필요한 양자 컴퓨터 성능은 약 1000만 큐비트로 추정된다. 현재 개발된 양자 컴퓨터 성능과 비교하면 한참 앞선 수준이지만, 마냥 먼 미래는 아니다.

금융 산업 위험 연구 기관 글로벌 리스크 인스티튜트(GRI)가 올해 1월 발표한 양자 위협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 컴퓨터는 앞으로 10~15년 안에 1000만 큐비트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앞으로 완벽하게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보편적이고 결함을 감내하는(fault-tolerant) 양자 컴퓨터가 개발될 수 있고, 양자 컴퓨팅이 특정한 문제에 대한 연산을 더욱 효율적이고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으며, 양자 컴퓨팅이 전통적인 기계로는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하는 연산을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포럼은 양자 컴퓨터 시대에 맞는 새로운 보안 체계와 거버넌스 원칙을 마련하여 양자 컴퓨팅 거버넌스 원칙의 핵심 가치로 공공재, 책임성, 포용성, 공정성, 비유해성, 접근성, 투명성의 7대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9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7대 핵심 가치를 살펴보면 ▲양자 컴퓨팅과 어플리케이션 기술의 전환적 역량은 인류에 혜택을 주기 위해 활용되어야 한다. ▲양자 컴퓨팅의 활용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간이 책임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수행되어야 하며, 양자 컴퓨팅 커뮤니티의 이해당사자는 기술의 남용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

▲양자 컴퓨팅 기술의 올바르거나 옳지 않은 활용에 대해 협소한 정의를 내리지 않도록 의미있는 대화를 통해 가능한 한 폭넓고 다양한 범위의 관점을 담아야 한다. ▲양자 컴퓨팅 개발자와 사용자는 기술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공정성을 포함하도록 만들어야 하며, 특히 취약계층의 인구에 공정성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 또한 양자 컴퓨팅을 사용하는 모든 이해당사자가 안전하고 윤리적이고 책임감있는 태도로 기술을 활용하고, 의도를 갖든 의도적이지 않든 간에 인간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보장하여야 한다.

▲양자 컴퓨팅 기술과 지식은 접근성을 확대하도록 만들어져야 하며, 이는 기술의 개발과 보급, 활용 과정을 모두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사용자와 개발자, 규제자는 양자 컴퓨팅 기술을 활용하는 의도에 대해 투명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한편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매튜 브라이스는 양자 컴퓨팅이 중요한 컴퓨팅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자 시스템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더 빨리 처리해 정보를 처리하고 통찰력을 얻는 과정에 가속도를 붙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브라이스는 “양자 컴퓨팅으로 머신러닝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면, 인공지능 도입도 가속화되는 동시에 효율화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