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인공지능㊾] “인공지능 도입”… 국내 활용과 이슈
주로 IT 업무와 고객 서비스에 적용 도입 방식은 상용 솔루션 구매가 압도적 AI/ML 도입 시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과 데이터 국내 AI/ML 시장의 성장은 지금부터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오늘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하는 기업에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은 필수로 여겨진다.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아내고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은 물론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마케팅 성과를 극대화하려면 이 두 기술을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현재 우리 기업은 AI/ML 기술을 얼마나 어떻게 도입해 어떤 업무에 활용하고 있을까? 이 과정에서 기업은 어떤 혜택을 누리고 있고, 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변은 곧 국내 AI/ML 기술과 시장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저변 확대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를 밝히는 열쇠이기도 하다.
ITWorld에 따르면, 한국IDG의 <2022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 도입 및 활용 현황> 설문조사는 2022년 6월 8일부터 7월 4일까지 약 4주간 ITWorld 홈페이지 IDG Tech Survey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주로 IT 업무와 고객 서비스에 적용
국내 기업이 도입한 AI/ML 기술을 어떤 업무에 활용하는지도 물었다. 그 결과 국내 기업은 AI/ML 기술을 개발, 보안 등 IT 업무(52.4%)와 고객 서비스(50.1%)에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불량과 오류 감지 등 품질 및 생산 관리(32.6%), 영업 및 마케팅(26.0%), 재무와 회계(14.4%), 공급망 관리(12.8%), 직원 관리(10.5%) 순이었다.
AI/ML을 주로 IT 업무에 활용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2018년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미국 내 기업 임원 1,100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IT 자동화가 47%로 1위였다. 품질 통제/불량 감지(46%), 사이버 보안(41%), 예측 분석(38%), 고객 서비스(가상 비서 포함, 37%) 순으로, IT와 IT 관련 업무가 높은 순위를 휩쓸었다.
도입 방식은 상용 솔루션 구매가 압도적
그렇다면 국내 기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업체의 솔루션과 서비스를 구매할까? 혹은 오픈소스를 사용하거나 자체 개발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 조사 결과 국내 기업이 AI 기술을 도입하는 방법은 상용 솔루션 구매가 67.5%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오픈소스(21.6%), 자체 개발(11.2%) 순이었다.
이처럼 상용 솔루션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국내 기업이 AI/ML을 도입, 운영하면서 겪은 어려움에 대한 설문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 응답자의 54.5%가 AI/ML 도입, 운영의 가장 큰 장애물로 숙련된 인력의 부족과 채용의 어려움을 꼽았다.
데이터 부족과 데이터 품질 문제를 지목한 비율도 53.6%였다. 이어 도입 이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함(34.0%), 우리 기업에 맞는 인공지능 기술과 솔루션을 찾기 어려움(24.9%),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거나 개발하는 비용의 문제(24.4%), 인공지능을 활용할 적절한 업무를 찾기 어려움(23.4%) 순이었다.
국내 기업은 인력 채용의 어려움을 상용 솔루션을 통해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상용 솔루션은 AI/ML을 도입, 운영하는 또 다른 어려움인 데이터 부족과 품질 문제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데이터 가공과 정제 작업의 상당 부분에서 전문 솔루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심지어 데이터 생산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의 가이드와 조언을 얻을 수 있다.
AI/ML 도입 시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과 데이터
한편 AI/ML 기술의 도입, 운영 시 기업이 겪는 어려움 관련해서 2020년 KDI 조사와 비교하면 국내 AI/ML을 둘러싼 기술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당시 KDI 조사에서 응답자는 AI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기업 수요에 맞는 AI 기술 및 솔루션이 없다(35.8%)라고 답했다.
이어 AI 기술 및 솔루션 개발 비용(20.6%), 전문 인력 및 역량 부족(15.7%), 데이터 활용(개인 정보 및 데이터 접근)(15.6%), 성과 창출의 불확실성(11.2%) 순이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우리 기업에 맞는 AI 기술과 솔루션을 찾기 힘들다는 응답은 전체의 4위였다. 2년 사이 기업이 AI/ML을 어떻게 활용하고 싶은지 요건이 명확해지고 이를 지원하는 솔루션의 성숙도도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업종별로는 IT 업종의 '숙련된 인력의 부족과 채용의 어려움' 응답이 비 IT 업종보다 10%p 이상 높았다. 비 IT 업종은 '우리 기업에 맞는 인공지능 기술과 솔루션을 찾기 어려움', '도입 이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함' 응답이 IT 업종보다 10%p 이상 많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일수록 '숙련된 인력의 부족과 채용의 어려움'을 지목했고, 대기업일수록 '우리 기업에 맞는 인공지능 기술과 솔루션을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국내 AI/ML 시장의 성장은 지금부터
한국IDG의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팬데믹을 거치는 2~3년 사이 국내 기업의 AI/ML 도입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도입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10.6%에 그쳐 AI/ML 확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기술 측면에 이런 시장 확대를 주도하는 것은 예측 분석 등 머신러닝/딥러닝 플랫폼과 챗봇 등 가상 에이전트, 이미지/시각 인식 등이다. 그러나 챗봇 등 가상 에이전트, 이미지/시각 인식이 이미 AI/ML을 도입한 기업이 선호하는 기술이라면, 머신러닝/딥러닝 플랫폼, 텍스트 분석 및 자연어 처리는 1년 이내 도입하거나 현재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이 더 주목하는 기술이다.
기업이 AI/ML 기술을 도입하는 방식은 상용 솔루션이 절대적이고 오픈소스, 자체 개발 순이다. 앞으로 상용 솔루션과 오픈소스 활용은 더 늘어나고, 자체 개발에 나서는 기업 비중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AI/ML 분야의 미래는 긍정적이다. AI/ML을 도입한 기업의 79.4%가 애초에 기대했던 효과를 얻었다고 답했고, 추가로 도입하거나 고도화하겠다는 응답은 93.8%에 달했다. 국내 AI/ML 기술과 시장의 본격적인 비상은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