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산업 정점에 도달하다

콘텐츠 산업 비등점에 도달하다 일상화될 삶의 변화

2022-08-07     김맹근 기자
사진 : pixabay

[디지털비즈온 김맹근 기자] 공중파 TV를 중심으로 케이블 TV가 보완재 역할을 하며 콘텐츠 산업의 주류로서 방송 콘텐츠가 대세를 이루던 시대 또한 지나가 버리고, 이제는 인터넷망 기반의 스트리밍 미디어가 대중화되면서, 역으로 TV가 유튜브 등의 OTT 플랫폼에 밀려 점차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으니 시대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콘텐츠 산업의 변화 속도가 빛의 속도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초기의 대중적 정보전달의 출발점은 인쇄매체였다. 신문과 잡지, 다양한 텍스트북을 통해 지식과 정보가 공유되고 전달되며 콘텐츠의 가치를 만들어 냈다.

이후, 전파와 방송기술의 개발로 한 번에 다수의 수신자에게 정보를 송출하는 라디오와 TV를 통해 오디오 및 비디오 콘텐츠들이 한 방향으로 제공되고 대량으로 소비되는 브로드캐스팅과 매스미디어의 시대가 열렸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의 등장은 콘텐츠 소비의 개인화를 가능하게 함은 물론이고, 콘텐츠 소비의 과정을 추적하고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역량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최근에는 초연결성, 초지능화, 초융합성을 표방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대거 등장했으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산업과 경제 전반의 비대면화, 가상화 현상이 콘텐츠 산업의 경계와 한계에 대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한 변화를 몰아오고 있다.

일상화될 삶의 변화

예를 들어, 2023년 10월 20일 금요일 오전 6시 30분. 재즈풍 카페 음악이 잔잔히 흐르는 가운데 기분 좋은 침대의 진동과 함께 한은희 씨의 아침이 시작된다. 그녀는 데이터분석 컨설턴트로 일하는 전문직 34세 미혼 여성이다.

‘굿모닝 제니, 아침뉴스 부탁해.’ 형체는 없지만 늘 곁에 있는 인공지능 비서 제니가 브리핑해 주는 오늘 아침의 중요 뉴스들을 들으며 그녀는 욕실로 들어선다. 스마트오디오 기능으로 거실의 스피커 소리가 욕실로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거울 앞에 서서 칫솔을 잡으면 스마트미러를 통해 실시간 생체상태 점검 데이터가 표시된다. 거울 한쪽에는 오늘 날씨와 일정이 나타나면서 일정표에 포함된 방문 지역으로까지의 차량 이동 예상시간이 나타난다.

방 한편에 마련된 스마트옷장 앞에 서서, 오늘 날씨에 맞추어 추천된 옷 구성을 AR미러를 통해 피팅해 보고, 최종적으로 인공지능 어시스턴트가 추천해 주는 가을과 어울리는 색감의 캐주얼 정장과 얇은 트렌치코트를 선택한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될 주간전략회의에서는 고객사 컨설팅 서비스 제안을 위한 한은희 씨의 PT 리허설이 예정되어 있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35분간은 미리 만들어 놓은 자료를 최종 검토하고 PT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모든 자율운행 택시는 광대역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회사의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손쉽게 접속해 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기업 고객의 경우 VPN을 통해 네트워크 통신 중인 내용에 대한 보안조치가 완벽하게 제공된다.

사무실에서의 오전 일정을 끝내고 친한 동료 수연싸와 같이 점심식사를 위해 건물 지하의 코엑스 몰로 향한다. 대기 예약과 음식 주문이 모두 앱에서 처리되므로, 식당 앞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일은 없다. 점심 예약은 오후 12시 25분이기에, 남는 20분의 자투리 시간은 수연씨와 함께 동대문시장 패션투어를 하기로 한다. 나머지 스케줄 중략

오늘 방문에서는 조금 다른 측면의 논의도 포함되었다. 장치산업 중심인 딱딱한 공기업의 이미지를 벗어나 젊은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직장으로 인식되었으면 하는 경영진의 요청이 있었다. 최근 젊은 세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기업주관의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해 보는 방안에 대해 좀 더 논의하기로 하고 미팅을 마무리한다.

이제 한 주간의 업무가 마무리되는 금요일 저녁이다. 금요일 퇴근길은 교통체증이 늘 당연한 것이었는데, 언제부턴가 교통상황이 눈에 띄게 원활해진 것이 느껴진다.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과거 및 현재 교통 데이터들이 M2M 기술을 통해 차량끼리 상호 공유·조정되고 HUD(Head Up Display)나 AR 글래스 등 가상 정보창을 통해 다양한 포맷의 정보 콘텐츠로 실시간 변환되어 운전자 및 해당 차량에 제공되기 때문에 만성적인 교통체증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이다.

한은희 씨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맛있는 요리를 하나 배달시켜 놓고, 와인을 한잔 하면서 자신의 부캐가 한참 인기를 얻고 있는 메타버스 공간으로 들어간다. 메타버스 안에서의 한은희 씨는 잘나가는 퐁퐁클럽 DJ인 ‘인어공주’이다. 인어공주 아바타의 인스타 계정 팔로워가 벌써 3,500명이나 되니 이 정도면 꽤나 잘나간다 할 수 있겠다. 한은희 씨는 이참에 본캐(현실세계)를 버리고 부캐(가상현실)로 전직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전문지 미혼 여성을 통해 보듯 시 일부 영역에서는 현재의 규범과 미래의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있다. 가상융합경제의 성장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적정 수준의 자율과 통제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다.

바야흐로 ‘콘텐츠 산업’에 대한 재 정의가 시작되는 때이다. 삶의 곳곳에 보이지 않게 스며들어 사회와 경제 전반의 활력을 만들어 내는 혈액 역할과도 같은 콘텐츠. 그 진화의 방향과 속도를 관심 있게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