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⑲] 순환경제를 이끌 핵심분야 “탈 플라스틱”

인류가 해결해야할 플라스틱 전쟁. 플라스틱,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요소

2022-08-02     이호선 기자
플라스틱은 우리생활속에 없어서는 안될 불편한 진실로 변화되고 있다. 재활용할 수 없는 것은 연소되어 최악의 독소인 다이옥신을 방출한다. (사진=에릭 포스버그.크리에이티브 커먼즈 BY-NC)

[디지털비즈온 이호선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의원들은 지난 6월 30일 가장 엄격한 플라스틱 오염 및 재활용 계획인 법안 'SB 54'를 통과 시켰다.

이 법안의 주 내용은 “생산자와 플라스틱 수지 제조업체에 2027년부터 10년간 연간 5억 달러를 투자하도록 명령하여 불리한 환경, 저소득층 및 농촌 지역 사회의 피해를 해결하고 기타 환경 복구, 복원 및 보호 노력을 해결하기 위한 환경 완화 기금을 제공해야 된다.”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플라스틱을 10년 이내에 재활용하거나 퇴비화할 수 있도록 규정하며, 캘리포니아 플라스틱 오염 완화 기금(California Plastic Pollution Mitigation Fund)을 만들어 2027년부터 10년간 50억 달러를 할당하고 플라스틱 산업에서 자금을 조달하여 플라스틱 오염을 모니터링하고 감시한다. 이 법안은 또한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사업체나 단체에 대해 하루 $50,000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유엔 환경 총회는 지난 3월 2일 수요일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회의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기 위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2024년까지 조약을 체결하기 위한 국제 협상의 발판 마련되었다. 노르웨이의 환경 및 기후 장관이자 총회 의장인 에스펜 바르트 에이드(Espen Barth Eide)는 “오늘 우리는 역사를 썼다. 플라스틱 오염은 전염병으로 발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류가 해결해야할 플라스틱 전쟁

플라스틱스 유럽(Plastics Europe)에 따르면, 2020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3억 6,700만 톤에 달하며,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플라스틱 생산량이 2015년과 대비해 2030~2035년에 2배, 2050년에는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미생물이 분해할 수 없는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연 분해 기간이 500년 이상 걸린다.

플라스틱 컵은 430년, 일회용 기저귀는 450년, 낚시줄은 600년의 자연 분해기간이 필요한데, 이러한 플라스틱은 각종 생물의 몸속으로 들어가 최종적으로는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의 신체에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재축적되며, 생태계뿐 아니라 인간 생존에 심각한 위험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인간의 체내에도 침입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네덜란드의 연구팀은 ‘분광측정법’을 사용하여 혈액에 흡수된 플라스틱 입자를 처음으로 검출했다.

이번에 인간의 혈액에 미소한 플라스틱 입자가 없는지 조사하기 위해, 22명의 건강한 피험자로부터 채취한 혈액 샘플을 분광측정법으로 조사한 결과, 피험자의 17명인 약 77% 가 혈액으로부터 플라스틱 건축재료로 보이는 5종류의 폴리머가 검출되었다.

1ml의 플라스틱 양은 평균 ‘1’ 로 계산하여 검출된 폴리머의 양 은 6마이크로그램이며, 물 1000리터에 대체로 티스푼 한 잔의 플라스틱이 포함되는 비율이다.

샘플에서 발견된 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폴리스티렌, 스티렌 폴리머 등이다. 연구팀의 논문에는 혈액에의 침입 경로는 "점막 접촉방식으로 음식 또는 호흡의 가능성이 높다"라고 하며, 공중에 떠 있는 1나노미터에서 20마이크로미터의 입자가 호흡에 의해 체내에 들어간다.

◇플라스틱,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요소

국제환경법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Environmental Law)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플라스틱 수명 전 주기에 걸쳐 배출하는 탄소량은 석탄 화력발전소 200개의 탄소 배출량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1톤당 총 5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인데, 플라스틱 생산이 현재 예측한 추세로 계속 증가할 경우, 플라스틱의 전 수명 주기에 걸쳐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총량은 2030년에 2019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13억 4,000톤(화력 발전소 300개 탄소 배출량)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해당 탄소량은, 파리협약의 과제인 지구 온도 상승폭 1.5°C 이내 유지 목표를 위해 남은 탄소 예산의 10~13%가 205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으로 소진될 수 있고, 2100년에는 25% 이상 소진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99% 화석연료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은 석유 및 가스 추출-정제-분해-소각의 전 단계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플라스틱 온실가스 배출량의 61%는 석유자원의 채출과 플라스틱 수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30%는 수지를 가공하여 포장재 등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나머지 9%는 폐플라스틱을 소각·매립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만일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개발을 통해 신재가 아닌 재생재를 사용해도 품질저하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면 신재에 비해 최소 온실가스 배출량의 60% 이상을 줄일 수 있다고, 삼일PwC경영연구원 자료에서도 밝힌바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2020 세계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대에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위협으로 기상이변이 선정되었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 실패, 자연재해, 생물다양성 손실, 인간 유발 환경재난이 2~5위의 위협요인으로 선정되었는데, 2006년부터 시작된 ‘세계 위험 보고서’에서 환경 문제들이 Top 5를 독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이와 같이 전 세계가 직면한 환경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순환경제 개념이 부상하고 있다. ‘생산-소비-폐기’의 흐름이 아닌, 투입된 물질이 반복 사용되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인 순환경제 구현을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기존 경제 틀에서 벗어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물론 순환경제에 대한 일부 비관적인 전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