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는 SMR 개발 시급’… 업계·학계·연구계·정부 공감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의 시장을 선점해야 할 것이란 의견 공감 인수위, 원자력 발전소 가동률 끌어올릴 것 SMR 시장 탄력받는, SK·두산·삼성

2022-04-18     이호선 기자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사진=두산중공업)

세계 SMR 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 영국, 러시아 등 원전 선진국을 중심으로 SMR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30년대 전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SMR)의 시장을 선점해야 할 것이란 의견이다.

관련 업계인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동주관하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과 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제3회 혁신형 SMR 국회포럼’이 18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렸다.

원전 기술강국인 한국의 원자력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혁신형 SMR(소형모듈원자로)의 성공적인 개발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포럼에는 포럼 공동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김병주 의원, 이용빈 의원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양금희 의원, 최형두 의원, 무소속 양정숙 의원 등 9명의 국회의원을 비롯해 원자력산업계, 학계, 연구계 및 정부 유관부처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이날 혁신형 SMR 국회포럼은 김한곤 한수원 중앙연구원장의 ‘혁신형 SMR 추진현황 및 인허가 이슈 점검’ 발표를 시작으로, 한국원자력학회장 정동욱 교수의 ‘혁신형 SMR의 경쟁력 제고 및 성공 전략’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혁신형 SMR 국회포럼은 제도지원분과와 예비타당성조사 지원분과 및 워킹그룹을 운영하고 있으며, 혁신형 SMR 사업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지원과 대국민 공감대 형성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한 사업지원 등의 활동하고 있다.

포럼 공동위원장인 이원욱 의원은 “혁신형 SMR의 개발로 원전에 대한 공포를 과학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혁신형 SMR이)훌륭하게 개발된다면 잠수함 등 군사력을 증강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의원은 “포럼의 목표는 혁신형 SMR 기술개발 성공으로 2030년 세계시장 선점과 탄소중립 달성 기여”라며, “이를 위해 규제선진화 및 각종 제도 개선과 예산 지원 등 정책 입법사항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특별히 참석한 국민의힘 권선동 원내대표는 “혁신형 SMR 국회포럼 1주년을 축하하고, 탄소중립 시대에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은 원자력 발전원이라고 생각한다”며, “더욱더 안전한 SMR를 개발한다면 신재생에너지와 균형을 이루며 보다 더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므로 원내대표로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역시 한수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중심이 되어 지난 2012년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SMART 기술을 활용해 경제성, 안전성 및 혁신성이 대폭 향상된 ‘혁신형 SMR’를 개발 중이다. 두 기관은 2028년 인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 본격적으로 원전 수출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우리 정부도 2020년 12월에 개최된 제9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혁신형 SMR의 개발을 공식화했고,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 예타 대상사업으로 선정되어 본심사가 진행 중이며, 다음달 말 최종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인수위, 원자력 발전소 가동률 끌어올릴 것

윤 당선자의 탈원전 폐기 공약이 인수위 출범 직후부터 속도를 내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70%에 머무는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률을 끌어올릴 것을 지난 3월에 주문했다. 경북 울진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혁신형 소형모듈원전(SMR)의 안전한 활용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윤 당선자는 대선후보 시절 국내 원전 가동률을 현재보다 더 높여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웠다. 원자력 업계는 가동률을 80%로 상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전 가동률은 설비규모 대비 원전 발전량이다. 원전 가동률은 2012년부터 80% 내외를 기록하다가, 2017년~2018년 경주지진 발생과 한빛 2호기 부식으로 인해 65%까지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6월 “정부가 원전 등 발전기 가동률을 임의로 조정할 수 없다”며 “발전기는 시장원리에 따라 가장 저렴한 발전기 순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원전은 최우선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기저전원이기 때문에 안전점검과 정비일수 등에 따라 가동률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계속 운전, SMR 개발 등과 관련해 안전성 확인을 철저히 하되, 효율적으로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울 3·4호기는 경북 울진군에 건설될 1400메가와트급 신형 원전 2기를 일컫는다. 2015년 건설이 확정돼 올해와 내년에 각각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하에 공사가 미뤄져 사실상 백지화된 상태다. 윤 당선자는 지난 15일 경북 울진 산불 피해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신한울 3·4호기 재개를 대선 공약으로 발표했으니 정부를 인수하고 출범하면 속도를 내보겠다”고 말했다.

◇SMR 시장 탄력받는, SK·두산·삼성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체 보유한 원전 건설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1위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에 2차례에 걸쳐 1억400달러(130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9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는 뉴스케일파워 SMR의 원자로 초도 기자재 제작·공급 등도 맡았고, 지난해 9월에는 고온가스로 SMR을 개발 중인 미국 엑스-에너지와 주기기 제작을 위한 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도 SMR 사업에 투자했다. 삼성물산은 뉴스케일파워에 지난해 2000만달러를 투자했고, 올해 추가로 3000만달러를 투입했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해상 SMR 시장을 공략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으로 '용융염 원자로'(MSR)를 탑재한 원자력 추진선 설계 연구를 하고 있다. 여기에 용융염원자로 개발사인 덴마크 시보그사(社)와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맺고 '소형 용융염원자로'(CMSR) 기술을 바탕으로 한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도 개발 중이다. SMR의 일종인 CMSR은 핵분열 에너지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높은 효율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SK그룹은 투자형 지주회사인 SK㈜와 에너지 전문기업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SMR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투자 대상과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넷제로(탄소중립)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지난해 중순부터 그룹 차원으로 SMR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가 세운 원전기업 테라파워도 SK그룹의 투자대상 후보 중 하나다.

SMR은 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대형 원전과 비교해 뛰어난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가 오는 2035년 SMR 시장 규모가 최대 600조원 이상까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