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사용한 자금 세탁 막기” 블록체인 수사의 이해

블록체인 수사의 진행 단계 지급된 랜섬웨어 몸값 회수 또 하나의 자금 세탁 수법에 불과

2022-04-05     김문선 기자
사진 : pixabay

[디지털비즈온 김문선 기자] 가상화폐는 기존의 중앙금융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법정화폐가 아닌 현물이 존재하지 않는 화폐이다. 말 그대로 가상인 것 이다. 가장 많이 알려진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으로 암호기법을 사용하였다 해서 암호화폐라고 불리기도 한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서의 가상화폐 정의는 디지털적으로 거래되는 가치의 디지털 표현으로 교환의 수단, 가치의 척도, 법적인 통화의 지위를 갖지는 않지만, 어디에서든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 기능한 다라고 했으며, 어떠한 국가에 의해 발행되거나 보증되지도 않고, 위의 기능을 오로지 가상화폐 사용자들이 사회 내의 합의에 의해 기능한다고 말하고 있다.

ITWORLD에 따르면, 2021년 5월 7일 랜섬웨어의 공격을 받은 미국 송유관 업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Colonial Pipeline)은 시스템 복원을 위해 비트코인 75개를 지급했다. 그러나 그 돈을 다 잃은 것은 아니었다. 여러 디지털 지갑을 거쳐 움직이는 돈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추적해 냈기 때문이다. 5월 27일 어느 한 시점에 비트코인 75개 중 63.7개가 어떤 주소로 전송된 후 이동을 멈췄고, FBI는 해당 비트코인 지갑을 풀 수 있는 개인키를 확보했고,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낸 몸값의 일부를 회수했다.

FBI는 개인키를 입수한 경위와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몸값 일부를 회수한 방법에 대해서 말을 아꼈지만, 블록체인 상에서의 트랜잭션 추적은 사이버범죄 수사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사법 당국은 원시 블록체인 데이터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툴을 제공하거나 전담 전문가를 보유한 분석 회사와 자주 공조를 진행한다.

암호화폐 트랜잭션 추적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정보 전문업체 TRM 랩의 티알엠 랩(TRM Labs)의 사법 및 공공 책임자 아리 레드보드는 우리는 자금의 흐름을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추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시 블록체인 데이터를 파악하면, 랜섬웨어 피해자가 지급한 몸값을 회수하는 것은 물론, 블록체인 상의국가 지원 해킹 활동부터 금융 사기와 심지어 유괴 사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죄 행각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블록체인 조사 대행업체인 사이퍼블레이드(CipherBlade)의 사건 책임자 폴 시베니크는 수사에는 대개 몇 주가 걸리고 틈새 기술 지식과 창의력이 필요하지만 확실히 최소한 25%라는 적지 않은 몸갑을 회수할 확률이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수사의 진행 단계

레드포드의 설명에 따르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몸값 회수는 레드보드의 표현에 따르면 매우 독특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번 법무부의 쾌거 덕분에 피해자들은 몸값 회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블록체인 수사는 소요 기간이 저마다 다르지만, 수사 단계는 범죄 유형과 관계없이 비슷하다.

공격이 발생하면 수사관들은 몸값이 지급된 암호화폐 주소를 확보한다. 보통 돈은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다른 주소로 이동하고 여러 디지털 지갑으로 쪼개지고 비트코인에서 다른 암호화폐로 변환되고 여러 블록체인 사이를 이동한다. 해커는 흔적을 감추기 위해서, 그리고 동료들에게 돈을 주기 위해 자금을 옮긴다. 일부 사이버 범죄 집단은 전문 자금 세탁업자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 모든 트랜잭션은 블록체인에 브로드캐스팅 된다.

체이널리시스 영국 운영 담당자 필 라라트는 트랜잭션 해시가 보이고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 주소도 보이지만 주소들의 상호 연결 방식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누구나 공개 원장에 접근해 원시 데이터를 살펴볼 수 있지만, 실질적인 정보를 이끌어내는 일은 만만치 않다. 귀중한 정보를 알아내는 한 가지 방법은 주소들을 한 데 묶는 것이다. 그러면 개인, 거래소, 랜섬웨어 집단 등과 같은 주소 통제 주체를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 지갑에는 5~6개의 주소가 있는 반면, 블록체인 상에서 운영되는 거래소와 같은 일부 서비스는 수백만 개의 주소를 한 데 묶을 수 있다.

한 데 묶인 주소의 배후에 정확히 누가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블록체인 정보 업체는 배후를 알아낼 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러 소스로부터 정보를 취합한다. 이 때 트랜잭션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다크웹 포럼, 소셜 미디어 게시물, 법원 문서 등 블록체인 외부의 자료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

레드보드는 페이스북에서 누군가 비트코인으로 자금을 요청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거기에 주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 주소는 복사되고, 경우에 따라 사이버범죄 조직, 테러리스트 조직 등 불법 단체와 연결될 수 있다.

블록체인 정보 업체는 이런 정보를 차후 참고용으로 수집해 저장한다. 레드보드는 우리는 대규모의 암호화폐 주소 블랙리스트를 작성 중 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주소 분류는 백그라운에서 진행된다. 블록체인 정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수사관은 돈이 지급된 주소를 입력하기만 하면, 디지털화된 돈의 흐름을 볼 수 있다. 가치 있는 정보란 예컨대 해당 주소로 다른 돈도 지급됐는지 여부이다.

사이버 범죄자는 흔적을 없애기 위해 자금 이동을 반복하지만 언젠가는 멈춰야 한다. 비트코인은 활용 범위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 달러와 같은 전통적인 화폐로 바꿔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돈이 현실 세계로 들어올 때 사법 당국이 개입해 몰수할 수 있다. 대부분의 거래소는 규칙과 규정을 따르기 때문이다. 레드보드는 사법당국은 고객 확인 절차(KYC)  정보를 확보했기 때문에 해당 지갑 주소의 소유자나 관련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법당국이 취할 수 있는 중대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모든 거래소가 규정을 준수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거래소는 도의적인 일을 하는 것보다 돈을 더 중시한다. 시베니크는 “거래소들의 규정 준수 실태가 더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급된 랜섬웨어 몸값 회수

어떤 경우에는 지급한 몸값 중에서 적어도 일부는 회수할 수 있다. 레드포드는 암호화폐의 경우 변경 불가능한 공개 원장에서 모든 거래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금 추적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몸값 회수 확률은 지급 후 자금 추적까지 경과한 시간, 사이버 범죄자들이 암호화폐를 옮기는 속도와 사용하는 블록체인, 혼합 서비스 사용 여부 등 다양한 변수에 달려 있다. 사법 당국이 참여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블록체인 정보 업체는 회사들은 정보 제공만 가능한 반면, 사법기관은 소환장 등 법적 절차를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라트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확인된 성공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다르고 적어도 몸값 회수 확률은 변동폭이 크다. 랜섬웨어 집단은 계속 기술을 연마 중이며, 숫자도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증가했다. 라라트는 집단별로 저마다의 범죄 수입 세탁 방식이 있다. 하지만 이 기술에서는 우리가 가장 앞서 있기 때문에 랜섬웨어와 관련된 가장 정교하고 복잡한 수사를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트랜잭션 추적은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복잡한 작업이다. 시베니크는 피해 조직이 자체적으로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대체로 대기업이 사건 대응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자금 세탁 수법에 불과

블록체인 분석 서비스 업체는 자신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 조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는 거래소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하다고 말한다. 미국 법무부 연방 검사로 재직한 11년 중 대부분 시간을 범죄 자금(Threat Finance)에 전념했던 레드보드는 신뢰가 모든 금융시스템의 핵심 요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드보드는 자금 세탁 방지, 위험 관리, 그리고 신뢰가 기본 인프라”라면서 규정 준수가 물론 매우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신뢰 조성이 더 중요하다. 사람들이 신뢰하지 않는 금융 시스템에서 거래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라라트는 암호화폐 업계의 규제 강화를 통한 사이버 범죄 억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체이널리시스는 사법기관이 현재 조건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의 세부 내용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라라트는 우리는 사법기관이 사이버 범죄와 관련해 수사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새로운 기법과 툴을 계속 개발 중 이라고 밝혔다.

라라트에 따르면, 결국 암호화폐를 여러 주소에 걸쳐 움직이는 일은 자금을 전통적인 은행 계좌로 보내 현금으로 인출한 후 다른 은행 계좌를 거쳐 해외로 보낸다는 점에서 15~20년 전의 자금 세탁 수법과 다를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몸값 회수 성공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 많은 기업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처럼 몸값을 최소한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라라트는 블록체인 분석은 이런 유형의 범죄 수사를 돕는 데 필수적이지만, 충분히 활용되지 않을 때도 있는 전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