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메타버스㉚] “메타버스”… 과거와 현재

과거에 이미 경험해본 메타버스 현재의 메타버스

2022-03-23     김맹근 기자

조금 더 현대적인 학문 개념에서 접근해보겠다. 비영리 기술 연구 단체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메타버스를 증강과 시뮬레이션,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라는 두 축을 가지고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한 바 있다.

첫째,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은 현실 공간에서 2D 또는 3D로 표현되는 가상의 물체를 겹쳐 보이게 하면서 상호작용하는 환경이다. 둘째, 라이프로깅 (Lifelogging)은 사물과 사람에 대한 일상적인 경험과 정보를 캡처하고 저장하고 묘사하는 기술이다. 셋째 거울세계(Mirror Worlds)는 실제 세계를 가능한 사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반영하되 정보적으로 확장된 가상세계로 구글어스가 대표적 사례이다. 넷째 가상세계(Virtual Worlds)는 현실과 유사하거나 혹은 완전히 다른 대안적 세계를 디지털 데이터로 구축한 것으로, 3차원 컴퓨터그래픽환경에서 구현되는 커뮤니티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과거에 이미 경험해본 메타버스

용어 자체는 새로울 수 있으나 이미 우리는 경험을 통해 메타버스를 체험해왔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 우리의 일상을 잠시 돌아보자. 1998년 1월, 사이버가수 아담이 데뷔했다. 당시 무려 2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했고, 광고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아 3개월 만에 5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가상 인플루언서의 시초인 셈이다.

2000년대로 넘어오면 한국형 SNS의 시초인 싸이월드가 있었다. 싸이월드는 소통을 하는 수단을 넘어 아바타와 미니홈피를 꾸미는 것으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나를 투영한 아바타가 바로 멀티 페르소나의 시작이다. 온라인 공간의 또 다른 자아인 내 아바타에게 예쁜 옷을 입혀주고 좋은 집을 선물해 주기 위해 그 시절의 우리는 열심히 도토리를 모았다. 도토리는 싸이월드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화폐로 현재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의 전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미 알게 모르게 우리는 과거부터 메타버스의 시대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의 메타버스

가상세계 속 현실세계는 사실 이미 메타버스는 우리 삶 속에 친근하게 다가와있다. 릴 미켈라(Lil Miquela)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플루언서로 500만명 이상의 SNS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데, 한해 동안 벌어 들인 수익은 무려 1,170만 달러(약 132억원)에 달한다. 또한 이마(IMMA)는 33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한해 동안 벌어들인 수익은 7억원에 달한다.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이렇게 많은 돈을 벌수 있는 이유는 팬들이 이들이 광고한 제품을 보고 따라 구매하기도 하고, 공개 연애를 응원하기도 하며 실제 사람과 동일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들은 앨범을 내거나 자체 브랜드를 런칭해 활발하게 본인의 커리어를 확장시키고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들은 실존하지만 않을 뿐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Z세대들은 가상 공간에서 또 다른 자아를 형성해 현실세계에서 이루지 못했던 꿈들을 펼쳐나간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Z세대 사이에서 급부상하게 된 이유다.

메타버스의 개념 자체는 분명 새로운 것이 아니다. 다만 사회적 인식 변화와 이를 뒷받침해줄 기술 발달로 인해 점차 우리의 생활과의 접점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물론 주식시장 관점에서는 단기 수혜주 찾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당장 떠올려볼 수 있는 건 관련 비즈니스를 시작한 일부 플랫폼 업체들 이나 디바이스 제작 업체들이 되겠으나, 아직 태동기에 불과한 산업인 만큼 많은 변화들이 수년 내에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변화의 물결이 기성세대가 아닌 Z세대를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페토의 전세계 2억 명의 가입자 중 80%는 10대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당장의 나의 생활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해서 멈춰있다가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을 하지 못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