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본격화… 2023년 부터 단계별 수소 혼입

‘26년 수소 20% 혼입 사용을 목표로 23년부터 단계별 혼입 실증 추진 민관 합동‘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발족 - 수소를 취사, 난방 등 국민생활 곳곳에 효율적으로 공급 기대

2022-02-10     조성훈기자


정부가 도시가스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수소 공급확대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를 구성하고, 오는 2026년까지 도시가스에 수소 20% 혼입을 목표로 금년부터 실증을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문승욱)는 8일 박기영 2차관 주재로 서울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가스공사, 도시가스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과 함께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을 발족하고 간담회를 개최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도시가스업계가 탄소중립목표('30년 NDC 40% 감축)에 대응하고 국내 구석구석까지 연결된 5만km 길이의 도시가스 배관을 이용해 수소를 손쉽게 국민 생활에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시가스 수소혼입이 지난해 11월 발표된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 포함된 바 있다.

이러한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안전성 실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계기관 및 업계가 한자리에 모여서 수소혼입을 위한 실증계획 및 안전상 고려사항 등을 논의했다.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도시가스 공급배관에 수소(H2)를 도시가스와 혼입하여 공급하는 것으로 ▲가스도매사업자(가스공사)의 정압기지 또는 ▲일반도시가스사업자(도시가스社)의 정압시설에 수소혼입시설을 설치해 도시가스 배관망을 통해 '수소+천연가스'를 사용자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수소가 혼입되는 만큼 도시가스 사용량을 줄여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천연가스 사용량은 4000만톤인데, 수소를 10vol% 혼입하면 연간 129만톤의 천연가스 사용이 줄고, 이를 통해 연간 355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기대된다.

또한 전국 곳곳에 연결되어 있는 도시가스 배관망(5만km)을 사용해 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소 전용배관망이 갖춰지기 전에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국적이면서 효율적인 수소 공급방안이다.

예를 들면 이렇게 수소혼입이 상용화되면, 가정용 가스보일러 및 가스레인지와 산업용 보일러, CNG 버스는 물론 발전용 가스터빈 등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모든 가스기기에 수소를 함께 사용하게 된다.

다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크기가 작고 가벼운 수소의 특성으로 인해 수소취성(embrittlement), 수소 누출, 도시가스와 수소의 분리 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도시가스 배관망 및 사용기기에 대한 수소 호환성 및 안전성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산업부의 진단이다.

이와 관련 미국, 영국, 독일 등 해외에선 도시가스 수소혼입 추진을 위한 실증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미국은 'HyBlend 프로젝트'를 통해 2020년 말부터 천연가스 배관의 수소 호환성, 수명 분석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천연가스 공급기업인 SoCalGas(Southern California Gas)는 2020년 말에 천연가스 배관망 최대 수소 20% 혼입을 목표로 실증을 하고 있다.

영국은 'HyDeploy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가스에 수소 20% 혼입을 목표로 2019년부터 배관 및 사용기기에 대한 안전성 실증을 진행 중이며, 독일 전력기업인 E.ON은 '21.10월에 천연가스 배관에 단계적으로 수소를 20%까지 혼입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독일 전력기업인 E.ON은 '21.10월에 천연가스 배관에 단계적으로 수소를 20%까지 혼입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CJPT(Commercial Partnership Technologies Corporation)와 협력하여 후쿠오카시에 수소에너지의 잠재력에 주목하여 수소리더시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후쿠오카시는 공공 가정 하수에서 수소를 연결하여 연료 전지 차량에 공급하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2026년 도시가스 수소 20% 혼입 상용화를 목표로 금년부터 도시가스 배관 및 사용기기의 수소 호환성 및 안전성에 대한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 가스안전공사, 가스공사 등 관련 공공기관 및 민간 도시가스사가 참여하는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을 발족했다.

추진단은 수소혼입 실증을 위해 1단계로 2023년부터 정부 R&D 과제(천연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안전성 검증 및 안전기술 개발)를 통해 도시가스 배관에 대한 수소 호환성 및 안전성을 검증하고, R&D과제 추진에 필요한 시험설비(파일럿 설비)는 올해 2분기부터 가스공사 평택인수기지에 구축을 시작할 예정이다.

2단계로 2024년부터는 R&D 검증결과를 바탕으로 배관재질, 배관망 형태 및 주민수용성 등을 고려, 제한된 구역에서 실제 도시가스 배관망에 수소혼입 실증을 추진하고, 2026년 '도시가스사업법'을 개정해 수소혼입을 제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가스안전공사는 도시가스 배관에 대한 수소취성 평가, 수명예측 및 사용기기의 안전성 검증을 담당하고, 가스공사 및 도시가스사 등은 해외 실증사례 분석, 시험설비(파일럿 설비) 구축, 수소혼입 실증 및 운영기술 개발을 담당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재한 박기영 2차관은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온실가스를 감축할 뿐만 아니라, 수소 공급의 경제성 제고와 수소경제를 가속화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고 수소가 수송용 연료뿐만 아니라, 가정과 산업시설을 위한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다만, 도시가스 배관망은 2012만개(20년기준)의 수요시설에 연결돼 국민생활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안전성 검증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이어 “업계 및 관계기관들로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을 구성해 '도시가스 수소혼입 로드맵'이 차질 없이 진행해달라“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