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저장소 자연에서 찾다' 국내 이탄습지 에서 물이끼 신종 2종 발견

이탄습지는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하는 것으로 추정 이탄습지인 무제치늪에서 메탄(CH4)을 분해하는 메탄자화균 2균주 발견

2022-02-03     조성훈기자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탄소저장소 역할을 하는 국내 이탄습지(泥炭濕地) 등에서 물이끼류 신종 2종을 발견, 올해 안으로 국가생물종목록에 등재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탄습지란 죽은 식물들이 미생물 분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쌓여 만들어진 이탄층이 존재하는 습지를 의미한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선태식물 조사·발굴 및 다양성 연구'를 수행하던 중 제주도 이탄습지인 숨은물뱅듸와 경기도 안산시에 소재한 묵논 습지에서 이들 물이끼류 신종을 각각 발견했다.

물이끼류는 육상 최대 탄소저장소인 이탄습지를 구성하는 핵심종이다. 1억9000만년 전에 지구에 출현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 3과·3속·300여종이 알려졌으나, 우리나라에는 1과·1속·22종 만이 기록됐다.

물이끼류의 주요 생육지인 이탄습지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3억70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 숨은물뱅듸에서 발견된 물이끼류는 한라산 선작지왓 고산습지에 생육하는 비틀이물이끼와 형태적으로 유사하지만, 유전체 분석 결과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구조상에서 특징적인 변이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물이끼류 신종의 국명을 '검뱅듸물이끼(가칭)'로 이름 짓고, 국제 학계에 보고할 계획이다.

또한 경기도 묵논 습지에서 발견된 물이끼류는 유전정보를 이용한 계통분석 결과,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분포가 보고된 바 없는 북미지역 분포 종들과 가장 가깝게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 물이끼류 신종 역시 국명을 '논물이끼(가칭)'로 이름 짓고, 역시 국제 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다.

강재신 국립생물자원관 식물자원과 과장은 "탄소저장소인 이탄습지와 이탄습지의 핵심종인 물이끼류에 대한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많은 연구가 돼 있지 않은 자생 물이끼류 특성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실가스인 메탄(CH4)을 분해하는 메탄자화균 2균주를 발견

한편 환경부는 지난해 4월 울산광역시 울주군 소재 이탄습지인 무제치늪에서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CH4)을 분해하는 메탄자화균 2균주를 발견했다.


메탄자화균은 메탄을 메탄올(알코올)로 분해(산화)해 에너지원으로 살아가는 세균으로 환경 내에서 메탄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균주에 따라 이탄층과 같이 산소가 없는 토양에서 만들어지는 메탄의 90%까지 분해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지금까지 약 60종이 학계에 보고됐다.

연구진이 이번에 발견한 메탄자화균 2균주는 메틸로모나스(Methylomonas) JS1'와 '메틸로시스티스(Methylocystis) MJC1'로 메탄을 분해하는 온실가스 저감 능력 뿐만 아니라 유해화학물질인 염화비닐에 대한 분해 능력도 확인됐다.


염화비닐은 플라스틱, 파이프 등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수지의 원료로 할로겐족 원소인 염소가 결합된 분자로 인해 분해가 쉽지 않아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메탄자화균들이 혐기성 환경에서 염화비닐 분해능력이 확인됐기 때문에 메탄을 이용한 각종 생물산업에 활용도가 높다고 보고, 메탄자화균을 이용하여 메탄을 알코올로 전환하거나 생물고분자(바이오폴리머)를 생산하는 등 고부가가치 산물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