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 섬나라 “몰디브는 기후변화와 분투 중”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부부들이라면 한번쯤 꿈꿔본다는 몰디브에서의 신혼여행을 그려본다.
'몰디브' 하면 아름다운 비치 리조트로 알려져 있지만, 이 나라는 지금 해수면 상승으로 바다에 사라지는 세계 최초의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의 해수면은 해마다 3~4㎜씩 상승하고 있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드'에 게재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 지질조사국 등 공동 연구팀은 해수면 상승으로 파도에 의한 홍수가 더 잦아지고 마실 수 있는 담수가 줄어들면서 2050년이 되면 저지대 섬들은 더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더라도 2100년이 되면 해수면이 5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처럼 계속 증가할 경우 해수면 상승은 1m에 이를 수 있다. 사실상 몰디브의 섬들은 대부분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된다는 뜻이다.
◇인공섬 조성, 해상주택 건설
인도의 남서쪽에 위치한 섬나라 몰디브는 26개의 환초와 거기에 떠 있는 1196개의 섬들 이다. 대부분은 해수면에서 겨우 들여다보는 정도의 낮고 평탄한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몰디브 사람들은 여기서 2500년 전부터 바다와 함께 산호섬의 문화와 정체성을 쌓아왔다.
기후변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이 직격하는 나라 중 하나인 몰디브는 기후변화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인공섬의 건설이나 이주와 같은 생존 작전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04년 쓰나미가 몰디브를 강타해 말레 시내의 3분의 2가 침수되고,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몰디브 정부는 기후위기에 대한 섬의 복원력을 키우기 위해 인공섬 건설을 포함한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기후변화 속도가 가속되는 가운데 몰디브는 세계 각국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 기대하면서 가능한 한 시간을 벌려고 한다. 거액의 국가 예산을 투입해 55만5000명 가까운 국민의 대부분이 살 수 있는 인공섬을 조성하고 그 미래를 맡기려는 것이다. 그 밖에도 네덜란드 설계회사가 5000호의 해상주택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모하메드 나시드 전 몰디브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기후위기에 취약한 국가들이 기후 비상사태의 최전선에 있다”면서 “다른 국가가 배출한 탄소 때문에 취약 국가들이 지구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나시드 전 대통령은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전 세계 48개국을 대표하는 '기후 취약국 포럼(CVF)'을 이끌고 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이날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내놓자 대응한 것이다.
10년 전에도 솔리 대통령의 전임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이 해중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면서 각의를 열고 그 수년 후에는 전국민을 호주로 이주시킬 것을 제안했다.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대통령은 2021년 가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개최된 유엔 기후변화 틀 조약 제26회 체약국회의에서 “1.5℃와 2℃의 차이는 몰디브에게는 사형선고와 같다”고 연설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보고서에서 지금 같은 수준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면 2040년 이내에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1.5도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3년 전에 제시한 시한보다 10년 이상 앞당겨졌다. IPCC는 앞으로 이상 기후 현상이 더 극심해지고, 2100년까지 해수면이 최대 2m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