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기획中]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부품산업 혁신성의 변화

미래자동차 전환에 따른 산업가치사슬 변화 자동차 부품산업 구조 변화

2021-11-17     김문선 기자

◇ 미래자동차 전환에 따른 산업가치사슬 변화

자동차산업은 복잡하고 장기적인 과도기를 거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의 대응 속에서 새로운 산업 표준이 등장하고 있다. 산업 내 가치사슬이 세분화되고 기술이 융합되어 혁신적인 기술과 상품이 나오고 시장 및 경쟁환경이 변화되면서 하드웨어에만 집중하기에는 지속성장에 한계가 있다.

전동화, 자율주행화의 진전으로 자동차산업의 가치사슬상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가치사슬 외관상 나타나는 변화 중 하나는 충전, 모빌리티 서비스와 같은 유지보수상에서의 변화이다. 전기동력화로 인한 전기충전 관련 인프라 또는 수소 충전 관련 인프라가 필요해지고 충전기 제작, 충전서비스 등이 필요하다. 조달 프로세스의 경우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수평 분업형 협력관계로 전환되고 모듈화 형태로 조달도 변화되고 있다.

전기동력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수가 적고 공정도 감소하여 생산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설계·기획 전문 업체와 생산 전문업체로 분업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기존 디자인·설계에서 생산단계까지 일괄로 내재화된 생산체계가 분리될 가능성이 높으며 디자인·설계 프로세스 역할이 강화되면서 디자인 또는 설계만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업체도 등장할 수 있다. 전기동력차 생산의 상당 기간은 기존 공장을 활용한 혼류생산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커스터마이징된 다품종 소량생산 차량 또는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전문 생산업체에 위탁 생산하는 방안도 모색이 가능하다.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도 생산에 있어 가치사슬 내에 차별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복잡하고 고도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자율주행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아키텍처가 요구되며 자율주행에 필요한 자동차용 OS, 알고리즘, 플랫폼 등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업체와 차량을 제조하는 업체로 구분되고 있다. 이들 소프트웨어업체와 기존 완성차업체들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동차산업은 하드웨어를 제조하고 하드웨어가 자동차의 가치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대부분이지만 하드웨어의 중요성은 감소하고 있다. 전기동력화, 자율주행화로 이행되면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광범위해지고 있다. 이 외에 미래자동차는 자동차와 외부의 연결을 늘리며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

현재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서비스는 차량과 외부 정보를 연결하여 각종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동차업체들도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 잠식되는 부가가치를 서비스 개발을 통해 만회하고자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협업하여 참여하고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승차 및 차량 공유서비스를 개발하여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업체로 다양화하고 있다.

향후 자동차산업에서의 협력구도는 기존의 가치망 구조와는 다르게 개별의 제품을 완성차업체가 선택하여 조합시키는 것으로 변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의해 차량기능성과 용도가 결정되고 완성차업체는 개별소비자 또는 모빌리티 플랫폼 등의 요구 등을 반영하여 차량을 구성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 및 IT업계는 차량의 개발 단계부터 비즈니스 범위와 수익 창출 메커니즘을 고려한 비즈니스 모델 설계 및 시장 선점 전략이 필요 하다.

◇ 자동차 부품산업 구조 변화

미래자동차로 전환되면서 기존 자동차산업 구조 전반에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 구조가 변화되면서 부품산업 전반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성능은 파워트레인 구성 부품인 엔진과 변속기의 개별 성능, 그리고 부품 간 효율적 연계 수준이 중요하여 계열 부품 공급자가 우선시되고 있다. 반면 전기동력차는 표준화된 부품을 조합하는 모듈화가 진전되어 있어 제조공정상에서 숙련기술이 필요한 부분이 크게 감소한다.

동력 장치의 변화로 인해 흡기계, 배기계, 냉각계 등 많은 기계 관련 장치와 부품이 간소화되거나 불필요해지고 전기전자 계통 부품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를 구성하는 약 2만 개 부품 중 30~40%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자동차부품협회에 따르면 전기동력화 과정에서 사라지는 부품 수는 약 1만 1,000개에 달한다.

이 중 62%의 비중을 차지하는 6,900개의 부품이 엔진과 관련된 부품이고, 구동관련 부품과 동력전달 관련 부품이 2,100개로 19%를 차지하고 있다. 사라지는 부품의 19%인 2,100개의 부품은 전장관련 부품들이다. 이들 전장부품은 엔진 및 변속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파워트레인에 적용되

는 점화제어 시스템, 엔진 제어장치 등의 부품이다. 그러나 전장부품은 차선이탈방지시스템, 텔레매틱스 등과 같은 편의장치는 물론 자율주행을 위한 조향, 제동 부분에서 전자제어 시스템 사용이 늘어나고 있으며 전기동력화로 모터, 인버터, 감속기 등의 전자부품으로 전환되면서 자동차산업에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동력화가 진행되면서 엔진 관련 부품은 대부분 사라지고, 파워트레인, 변속기, 클러치 등 동력발생 및 전달 부품은 37%, 기존 내연기관용 전장품은 70%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립부품 수가 적다는 것은 공정시간의 단축을 의미하고 이는 고스란히 제조경비의 감소를 의미한다.

전기동력화에 따른 부품의 변화는 자동차 제조비용 구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부품 조달 비용 중 엔진, 트랜스미션과 같은 구동부품이 22~24%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전기차의 모터, 인버터 등 구동부품 조달 비중은 8~20%로 축소되지만 배터리 팩이 35~50%로 크게 늘어나면서 부품조달 비중의 대부분을 배터리 관련 부품이 차지하게 된다.

조향, 현가, 제동장치, 내장재 등 자동차의 동력원과 상관없이 작동되는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비교적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 부품은 전기동력화에 따른 기존 부품들의 성능 향상이나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작동하면서 요구되는 소재 특성 변화에 대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반면 엔진,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부품과 연료탱크, 흡배기 장치 등 내연기관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에는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모터, 인버터 등 전기동력 구동부품과 공조시스템, 경량화 소재, 센서 등 자율주행 및 충전 인프라 관련 부품업체들은 미래차 전환에 따른 수요 확대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기대되는 등 긍정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자율주행시스템은 기존에 사람이 담당하던 인지·판단·조작을 기계가 대체하는 형식으로 차량의 주변환경 및 상황을 인지하기 위한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초음파 센서 등의 부품이 필요하며 판단을 위해 AI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의 부품이 필요하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자동차의 구동관련 시스템을 통합제어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작동하는 방식으로 통합제어시스템과 소프트웨어의 중요도는 높아지고 이들의 연계가 중요하다.

자율주행화가 진전되면서 자동차산업의 외연이 확장되고 있으며 센서, 소프트웨어 등 전장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기존 자동차업체들 간의 전략적 제휴나 M&A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IT 업체들에 자율주행 시장의 성장은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또 다른 시장을 의미한다. 자율주행화와 관련된 차량용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시장이 성장성이나 규모 측면에서 가장 긍정적이며 구글이 비교적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애플, 바이두, 우버 등의 ICT 업체들과 기존 완성차업체들이 경합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주행환경 인식기술, 위치인식 및 맵핑기술, 판단기술, 제어기술, 차량-운전자-주행환경을 연계하는 기술 등이 융합되면서 관련 부품 수요가 증가한다. 주행환경 인식에 활용되는 레이더, 라이다, 카메라 등의 센서, 인지 신호 처리 및 판단 기술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과 차량용 반도체, 조향, 가속, 감속 등을 제어하는 액추에이터(Actuator)와 각종 통신기기 등이 주요 부품이라 할 수 있다.

IT부품 업체들이 센서나 칩을 공급하면 모듈 업체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탑재하고 시스템 업체가 이러한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모듈을 기반으로 각종 ADAS(Advanced Driver-Assistance System) 기능을 구현한다. 이러한 전장부품의 중요성 증가는 자동차산업에서 전자업체들과 IT업체들의 참여와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을 함의 한다. 소프트웨어업체, 전자업체, 네트워크업체 등의 다양한 영역의 다양한 사업자들이 서로 다른 부품공급구조를 형성하면서 기존 기계부품 중심의 부품 공급구조도 대폭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서술한 대로 미래차 개발에는 자동차, 전자, 통신, 인프라, 공공서비스 등의 분야의 역량이 필요한데 이 모든 것을 독자 조직 형태로 수행하기에는 투입비용이나 위험이 너무 크고 기술범위가 광범위하여 연관된 업체 간의 기술제휴도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