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에서 발견한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가능할까
-플라티코틴 D는 도라지에 있는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 -도라지에 함유된 ‘플라티코틴 D’ 단백질 분해효소 2종 모두 차단
사진=도라지 꽃(왼쪽)과 뿌리. 도라지는 초롱꽃과 도라지 속에 속하는 여러 해살이 풀로 길경으로도 불린다. (출처: 위키피디아)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사스코로바이러스-2(SARS-CoV-2)의 과학적 이해와 극복 방안 모색을 위한 '코로나19 과학 리포트 2'를 연재했다. 이번 연재에서는 최근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이러스 변이와 백신?치료제 개발 관련 연구동향과 쟁점을 다루었다. IBS 과학자들과 국내 전문가들이 전달하는 최전선의 지식과 정보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종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내 연구진이 '도라지'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는 물질이 포함됐다고 밝혀 앞으로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추이가 주목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창준 연구단장은 '플라티코틴 D'가 역시 급성 호흡기 질환인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을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최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에 “도라지에 있는 '플라티코틴 D'라는 성분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와 융합하는 과정을 차단해 감염을 막을 수 있음을 세포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플라티코틴 D는 도라지에 있는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이다. 도라지는 인후통과 기침, 가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는데, 이는 도라지 속 플라티코딘 D(playcodin D)라는 성분 덕분이다. 플라티코딘 D는 도라지에 풍부한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triterpenoid saponins)의 일종이다.
IBS 연구진은 원숭이 세포와 사람 폐세포에 가짜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실험을 통해 도라지의 플라티코틴 D가 단백질 분해효소인 카텝신과 TMPRSS2를 동시에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도라지 성분을 가진 약품인 용각산과 식품인 도라지청도 비슷한 효과가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인삼의 사포닌은 그런 효과가 없었다. 실제 코로나 바이러스로 실험해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창준 단장은 지난 8일 IBS 코로나19 과학리포트에서 “도라지의 플라티코틴 D의 중심 구조는 세포막의 구성 물질인 콜레스테롤과 매우 유사하다”며 “세포가 플라티코틴 D를 콜레스테롤과 같이 세포막에 받아들이면 이 부분이 바이러스와 세포막의 융합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플라티코딘 D는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식품 및 생약의 주요성분으로 쉽게 섭취가 가능하다. 아직 세포실험 단계이기에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상기도의 상피세포에 고농도로 투약할 수도 있어 약물로 개발됐을 때 무증상환자나 초기 환자에게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우리 몸에 들어와 증식하는 과정.(자료= 자세한 내용은 '코로나19 과학 리포트' Vol.14 참고)
우리 연구진은 현재 동물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동물실험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우리가 오랫동안 섭취해 온 식품 및 생약 성분이기 때문에 임상 시험은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진은 플라티코틴 D를 호흡기에 투여하는 약물로 개발하기 위해 동물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오랫동안 섭취한 천연 성분이라 인체 대상 임상 시험은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문 출처 : 기초과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