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12개 금융기관 한자리 모여 “2050 탄소중립 위한 기후금융에 적극 나서겠다”

국내 최초 ‘2050 탄소중립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 기후금융 실행 6대 약속 천명 5월까지 탈석탄 선언·TCFD 지지·CDP 서명 3가지 중 최소 2가지 이상 충족 약속 “2050년 탄소중립 달성 핵심은 금융… 탄소중립으로 길 주체적으로 열어나가겠다”

2021-03-10     이호선 기자
4대 금융지주를 포함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9일 기후금융 지지 선언과 함께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국내 112개 금융기관들이 '2050 탄소중립'을 적극 지지하고 기후금융에 적극 노력함으로써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국회기후변화포럼은 9일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환경부·금융위원회·주한영국대사관 후원으로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을 개최했다. 선언식에서 112개 금융기관들은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시대의 방관자나 수동적 대응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행동가가 되고자 한다”며 기후금융 실행 약속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지지 선언에 참여한 금융기관들은 선언문에서 “자본이 고탄소 산업에서 저탄소, 궁극적으로 탈탄소 산업에 대규모로 그리고 빠른 속도록 유입돼야만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금융은 핵심”이라며 “2050 탄소중립으로 가는 험난한 항해의 물길을 주체적으로 열어가고자 한다”며 기후금융 실행을 위한 '6대 약속'을 천명했다.

6대 약속은 ▲2050 탄소중립 적극 지지 ▲금융 비즈니스 전반에 기후리스크를 비롯한 ESG요소 적극 통합 ▲기후변화 관련 국제적인 기준의 정보공개 지지 및 이에 따른 재무정보 공개에 적극 노력 ▲대상기업에 기후변화를 비롯한 ESG 정보공개 적극 요구 ▲다양한 기후행동으로 고탄소 산업에서 탈탄소 산업으로 자본 유입에 적극 노력 ▲기후변화 대응 관련 다양한 금융상품 출시다. 6대 약속과 관련 각 금융기관들은 자사의 여건에 부합하는 기후금융을 실천하게 된다.

지지 선언 참여 금융기관들은 우선 '6대 약속'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의 일환으로 ▲탈석탄 선언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 포스) 지지 ▲CDP(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서명기관 등재라는 3가지 사항 중 최소 2가지 이상을 오는 5월 말 우리나라 주도로 열리는 P4G 정상회담 전까지는 충족하기로 약속했다. 신한은행, 한국지방재정공제회는 이번 지지 선언식 당일에 '탈석탄 선언'을 했다. 그리고 하나금융그룹, DGB금융그룹,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 중에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다는 계획이다.

지지 선언 금융기관들은 선언문에서 “전 세계는 지금 배제적 성장에서 포용적 성장으로,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고탄소 사회에서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라며 “전 세계적인 ESG 열풍은 이러한 시대 전환을 대변하는 키워드”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탄소는 이러한 전환을 강력하게 추동하는 기관차이며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를 가속화 하는 계기”라고 진단했다.

'2050 탄소중립'과 관련한 기후금융지지 선언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특히 한 나라에서 은행을 중심으로 한 종합금융그룹을 필두로 주요 보험사와 증권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공제회 등 다양한 금융업종이 대거 참여한지지 선언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이번 지지선언에 참여한 112개 금융기관들의 2020년 말 기준 총 운용자산 규모는 약 5563조5000억원에 이른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종합금융그룹 중에서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만 참여한 JB금융그룹을 제외하면 KB, 신한, 우리, NH, 하나, BNK, DGB 금융그룹은 계열사 모두가지지 선언에 동참했다. 삼성과 한화의 금융계열사 모두가 참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책은행으로는 IBK기업은행이, 공적연기금과 공제회에서는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한국교직원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참여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책은행 등 공적금융의 참여는 민간에 비해 저조했다.

한편 선언식에 참석한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우리나라는 과거 개발도상국에 대한 적극적인 석탄발전 투자로 국제사회로부터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이 붙은 적이 있다”며 “환경부는 이러한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5월 국내 정부기관 최초로 그리고 세계에서는 여덟 번째 정부기관으로 TCFD 지지를 선언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어 “국제적으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대한 금융의 책임과 역할이 강조되고 있고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지난해 8월 환경부와 금융위원회는 녹색금융 추진 TF를 구성하고 제도 개선 등 다각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의 기준이 되는 녹색분류체계를 마련하고 환경정보 공개대상도 확대할 예정”이라며 “환경부는 수계기금 운용사와 산하기관 금고선정 시 탈석탄 선언 여부와 같은 지표를 만들어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기후금융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참여·지지 의사를 밝힌다는 점에서 향후 기후금융 확산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선언식을 통해 기후금융이 단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금융권에 요구되는 또 하나의 '책무'가 아니라 향후 금융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개척하고 활용해야 할 '기회'임을 더 많은 금융회사들이 인지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은 “탄소중립과 이를 위한 기후금융은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해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오늘 금융기관의 자발적인 기후금융 지지 및 실행 선언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은 법과 제도, 정책 인프라를 갖춰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임종성 의원(국회기후변화포럼 연구책임 의원)은 “오늘 대한민국 금융기관의 탄소중립 지지 선언은 기후위기 대응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역사적인 행동”이라며 “이번 선언의 제도적 안착과 이행을 위해 기후금융 산업의 지원 확대와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출처 : 에너지데일리(http://www.energydaily.co.kr)